(워싱턴 APㆍAFP =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3일 전당대회에서 부유층 증세와 동성 결혼과 낙태할 권리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선 정강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펼칠 주요 정책의 방향을 천명한 이 정강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하고 특히 제조업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를 보이는데다 알 카에다 세력도 9.11 이래 그 어떤 때보다 약화됐다"며 오바마 집권기의 치적을 자찬했다.
민주당은 '전진하는 미국'이라는 제목이 붙은 정강에서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어 다시 모였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민주당은 오바마 정부가 시행해온 정책의 골간을 유지하면서 사회간접자본시설, 교육과 복지,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또 서민의 세금 부담은 줄이는 대신에 재정 조달을 위해 부유층과 기업에 대헤서는 과세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동성결혼과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지지할 것임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천명함으로써 동성결혼과 `모든' 낙태에 반대하는 공화당 측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개혁 업적인 `오바마 케어' 등 건강보험 개혁에 대해선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측이 집권하면 아예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겠다며 공격하는 점을 감안해 "정책에 완벽한 것은 없다"면서 문제점 보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는 강한 군사력 유지는 필요하다면서도 핵무기 감축과 군사비 감축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4년까지 아프가니스탄 철군 작업을 완료하는 한편 "북한과 같은 나라의 도발을 막기 위해 일본, 한반도에 강력한 주둔군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오바마 정부가 북한, 이란, 중국 등에 대해 유약하게 대처하고 군사비를 대책 없이 삭감한다고 공화당 측이 비판하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4일 대의원 투표를 통해 채택할 민주당의 정강은 지난 주 공화당이 내세운 주요 정책 방향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민주당은 스스로도 부자 증세와 서민 감세 등 민주당의 주요 정책은 공화당과의 차별점이 분명함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강 설명에서 "이번 선거는 단순히 두 정당이나 두 후보 중 한 쪽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와 가정의 운영 방식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다른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