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 '허리케인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의 예보에 따르면 허리케인(열대성 폭풍) '아이작'은 오는 26일께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플로리다주 탬파 지역을 지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


NHC의 데니스 펠트겐 예보관은 "공화당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아직 예보하기 이르다"면서 "앞으로 닷새 동안 아이작의 경로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탬파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공화당 측은 기상 당국이 '대피령'을 내리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는 최악의 기상 조건이 아니라면 행사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될 수 있으면 큰 영향이 미치지 않기를 기대하며 예정대로 전당대회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리케인 아이작의 기세는 심상치 않다. 플로리다 탬파 지역에서 동쪽으로 700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는 아이작은 시간당 최대 풍속 65km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화당은 4년 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전당대회 때도 허리케인 '구스타브'로 인해 첫날 대회 일정을 대폭 축소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카트리나 대재앙'의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축제를 즐길 수 없었던 공화당은 결국 전당대회의 규모와 성격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허리케인 피해를 당한 이재민 돕기에 나섰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아예 전당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게다가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의 딸인 고교생 브리스톨의 임신 사실까지 언론에 공개되는 바람에 전당대회는 완전히 빛을 잃었다. 공화당은 2008년 대선에서 결국 패배했다.


'정권탈환'을 벼르는 공화당이 과연 허리케인이라는 악재를 피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