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독도=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제67주년 8ㆍ15 광복절을 닷새 앞둔 10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헬기편으로 독도에 내려 1시간 10분간 독도에 머물렀다. 이 대통령은 독도에서 윤장수 경비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초소 경비대를 둘러보고 `한국령(韓國領)'이라고 쓰인 바위에 올라 사진 촬영을 했다.
이어 독도를 한바퀴 돌아본 뒤 독도 전사자 추모비를 찾아 헌화ㆍ묵념을 했고, 경비대 식당에서 `독도 지킴이' 김성도(73)씨 부부 등과 다과를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독도는 진정한 우리의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며 "긍지를 가지고 지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께 헬기편으로 울릉도에 도착, 김관용 경북지사와 최병호 울릉군의회의장, 새마을지도자, 노인회 회장 등 지역인사와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취임 초부터 오려고 했는데 되지 않았다"면서 울릉군수에게 `녹색섬 울릉도'라고 쓴 친필 휘호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독도 방문은 8ㆍ15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공식 선포하는 셈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일본의 잇따른 역사적 망언과 도발이 우리의 `조용한 외교'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원수로서 독도 영유권 논란에 쐐기를 박는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이 올해에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주장을 되풀이하고, 한국 외교백서의 독도 영토 표기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한-일 관계는 크게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이 확인되자 무토 마사토시 (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를 즉각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이 대통령의 울릉도ㆍ독도 방문을 일본 정부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참모는 "울릉도와 독도는 엄연한 우리 땅"이라며 "우리 대통령이 우리 영토에 가는 것인데 사전 통보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울릉도ㆍ독도를 방문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실제로도 실행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울릉도ㆍ독도 방문에는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설가 이문열ㆍ김주영씨가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