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제67주년 8ㆍ15 광복절을 닷새 앞둔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이 오늘 울릉도를 방문한 뒤 독도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독도 땅을 밟은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8ㆍ15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공식 선포하는 셈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일본의 잇따른 역사적 망언과 도발이 우리의 `조용한 외교'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원수로서 이번에 쐐기를 박는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이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한국 외교백서의 독도 영토 표기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당분간 한-일 관계가 크게 경색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독도 방문 중단을 요구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이날 오전 "만약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실행된다면 우리나라의 입장에 배치된다"면서 "일본은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할 경우 강력 항의하는 한편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를 소환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이 대통령의 울릉도ㆍ독도 방문을 일본 정부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참모는 "울릉도와 독도는 엄연한 우리 땅"이라며 "우리 대통령이 우리 영토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극비리 속에 전격적으로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울릉도ㆍ독도를 방문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실제로도 실행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과거 몇 차례 독도 방문을 하려다가 `아직 갈때가 아니다'는 반대론도 있었고, 여의치 않은 사정도 있어 접고 접고 하다가 지금쯤 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목적에 대해선 "이 대통령은 평소 울릉도ㆍ독도가 친환경적인 `녹색섬'으로 보존돼야 한다고 밝혀왔다"면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울릉도ㆍ독도 방문에는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설가 이문열ㆍ김주영씨가 동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