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담에, “미련은 먼저 나고, 슬기는 나중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련이 먼저 생기고 그 다음에 슬기가 생긴다는 말인데, 무슨 일을 잘못 생각하거나 못쓰게 그르쳐 놓은 후에야 이랬더라면 좋았을 것을 저랬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고 궁리한다는 뜻입니다. 인생이 그런 것 같습니다.

실수를 아예 안하면 좋지만, 사람은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있을 때는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다가, 헤어진 뒤에야 그 사람이 내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후회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내가 이렇게 어리석었음을 깨달은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자기를 책망하거나 후회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엘리야처럼 “죽기를 구하여 가로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취하소서. 나는 내 열조보다 낫지 못하니이다.”(열왕기상19:4)라고 자기 연민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자신의 무능력을 깨달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그의 무능력을 문제삼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큰 축복과 능력을 부어주십니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가 깨닫는 진리는 “하나님은 우리의
능력이나 완벽함을 원하시는 분이 아니라, 겸손한 인격을 원하신다.”는 점입니다. 우리는능력이 부족해도 귀하게 쓰임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목사의 눈물. Pastoral Grit by Craig Brian Larson]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1972년 나사(NASA)는 우주 탐사 로켓 파이오니아 10호를 발사했다. 타임 지의 레온 야로프 에 따르면, 이 탐사선의 주요 임무는 목성에 근접하여 그 위성들을 촬영하고, 목성의 자기권, 방사능대, 대기 상태에 관한 정보를 지구의 과학자들에게 전송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화성 너머로 가 본 탐사선이 없었으므로 과학자들은 이 시도를 대담한 계획으로 여겼으며, 로켓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소행성대와 충돌하여 파괴될까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이오니아 10호는 상상 외로 엄청난 일을 수행했다. 1973년 11월 목성을 지나치면서 이 탐사선은 목성의 엄청난 중력에 이끌려 더욱 더 빠른 속도로 태양계의 끝을 향해 나아갔다.

태양으로부터 약 16억 킬로미터(Km) 지점에서 토성을, 32억Km 지점에서 천왕성을, 48억Km지점에서 해왕성을, 64억Km 지점에서 명왕성을 각각 지나쳤다. 그리고 발사된 지 25년이 지난 1997년 현재 이 탐사 위성은 태양으로부터 약 96억Km 이상 되는 지점에 있다. 이 엄청난 거리 에도 불구하고 파이오니아 10호는 지금도 계속 지구의 과학자들에게 전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야로프는 말한다. 잠잘 때 켜두는 조명등 정도의 용량밖에는 안 되는 8와트짜리 송신기에서 신호가 송출되어, 아홉 시간 이상 걸린 끝에 지구에 도착한다는 사실,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이 있을까? 작지만 능력 있는 이 인공위성은 애초에는 그런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술자들은 약 3년 정도의 수명에 맞춰 이 위성을 제작했다. 그러나 이 위성은 끝없이 전진하고 있다. 이 보잘 것 없는 8와트짜리 무선 송출기는 단순한 수명 하나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완수했다. 우리가 주님을 섬기는 일도 이와 같다. 하나님은 8와트짜리 능력밖에 없는 사람을 통해서도 일하신다. 그러나 떠나는 사람을 통해서는 하나님도 일하실 수 없다.] (그 책 68-69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