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지구촌, 긴박한 땅 끝 선교’라는 주제로 23일부터 시카고 휫튼대학에서 열린 169개국 한인 선교사들의 복음의 제전인 제7차 한인세계선교대회가 폐막됐다.
2천5백여 한인선교사와 한인 기독교인들이 참석한 이번 대회는 총 5일 간의 일정을 통해 21세기의 불안한 국제정세와 급변하는 선교환경에 대처해 한인 선교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한인 2세 청년들이 주축이 된 GKYM 시카고대회도 같은 휫튼대학에서 함께 진행됐고, 2012KWMC 휫튼공약에도 이들이 참여함으로 선교 1세대와 2세대가 만나는 역사적인 장이 형성됐다.
5일 간 주강사들은 각 선교지에서 대두되고 있는 핵심적이고 중요한 이슈들을 쏟아냈고, 이에 대한 다양한 토론도 함께 진행됐다. 대회를 통해 제기된 선교 이슈는 △정복적인 선교 과오와의 단절 △지구촌 모든 선교세력들과의 협력 △현장중심의 선교 △초기 한국교회의 사도적 선교방식으로 회기 △마지막 시대 한인 디아스포라의 선교적 사명 인식 등으로 초점이 모였고 2012KWMC 휫튼공약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선언됐다.
대회를 마치며 지난 1회 대회 때부터 한인 선교사들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지원해 오는데 힘써 왔던 고석희 KWMC 사무총장을 만나 제7차 KWMC 대회에 대한 평가와 또 이번 대회가 향후 4년간 한인 디아스포라에 미치는 의미에 대해 물었다.
-지난 5일간 주강의와 선택강의 등을 통해 30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선교 주제들이 다뤄졌다.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들이었고 이번 대회 주제와 같이 지구촌이 격동하고 있고, 선교환경 또한 급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의 때에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KWMC를 지난 30년 간 개최해 오면서 그 때마다 첨단 이슈가 약간씩 변화됐다. 이번 대회의 중요한 방향타로 생각했던 것은 서로 하나가 되자는 통합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민족의 통합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남북간의 갈등, 보혁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등은 한인 선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묶는 작업을 하자고 했다.
첫 째는 세대간의 통합을 기획했다. 이번에 GKYM대회와 같이 개최된 것은 세대간의 통합을 위해서다. 1세대와 2세대가 한꺼번에 대회를 치렀는데 지금 차세대 운동이 새롭게 일어나고 있다. 초기 선교운동을 일으킨 분들이 현재 우리의 의장들이고 지금은 여기서 파생된 샛강이 큰 줄기가 돼 가고 있다. 1세대의 정신을 이어받아 GKYM을 일으킨 것이다. GKYM을 태통했던 임현수 목사와 함께 깊이 논의한 바는 1세대와 2세대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처럼 서로를 아끼고 또 존중해주고 선교라는 이슈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젊은이들은 시대적 호흡이 빠르기 때문에 짦은 기간에 많은 대회를 통해 청년 선교운동이 확장돼 가고 있는 중이다. KWMC는 4년마다 열면서 선교의 방향, 패러다임을 크게 잡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같이 대회를 개최함으로 인해 큰 소득을 얻었다.
또 KWMC는 한인 선교사들과 본국의 선교사들과 연합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본래 선교는 700만 디아스포라에서 먼저 일으킨 것이다. 한인 700만을 묶어서 한국의 선교사들과 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한인 선교계를 KWMF, KWMC, KWMA 삼두 마차가 끌고 있다. 운동의 시작이 KWMC였고, 이로 인해 KWMF 선교사들도 KWMA의 지원 하에 더욱 조직이 확대돼 왔다. KWMA도 88년도에 KWMC가 시작된 여파로 93년에 한국으로 건너가 창립된 것이다. 선교의 주도권은 역시 디아스포라쪽에서 시작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선교사 대부분이 한국에서 파송된 것이고 한국과 디아스포라의 협력은 그만큼 중요하고 때문에 KWMC는 KWMF와 KWMA가 모두 함께 하는 공동의 잔치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KWMC가 한인 선교에 미친 영향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 세계 한인선교사들이 KWMC 아래 모이고 지금까지 함께 협력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KWMC의 장점을 몇 가지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는 선교운동을 교회 자체에 뿌리를 내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2000년 선교역사에 있어 유일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선교기관들은 선교지에서 뿌리를 내리면 교단 선교부와 결합되고 결국 교파의 성격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KWMC는 초교파적으로 간다. 서로 인간적으로도 가까운 이민교회 지도자들이 모이고 보니까 선교적 이슈로 모인 대회지만 교회 일치운동의 성격도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교파를 초월해서 선교사들과 목회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선교의 주제를 두고 논의하는 대화의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세미나 같은 경우도 이번 대회에서 300개 가까이 진행됐는데 내용을 보면 선교 이슈 뿐만 아니라 목회 이슈, 평신도의 경건생활에 대한 주제들도 다뤄졌다. 어쨌든 KWMC가 지향하는 목표는 선교계의 통일이다. 그런 시점에서 전국에 하나님의 뜻에 따라 벌려 놓은 선교를 한 마당에 묶는 것이다. 각 선교단체가 사역을 펼치며 부분적으로 벌어지는 것을 여기 와서 다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산의 개념이다. 비 많은 세상에 다 들어와서 우산을 쓰자는 것이다. 교회나 선교사나 선교의 모든 동지들이 한 마당에 모이는 성격을 유지하니까 판이 크게 벌어지고 소통의 광장이 되니까 모든 교단 모든 선교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서 서로 교류하는 선교운동으로 자리 잡게 됐다.
-교파를 초월해 모든 선교사들이 하나로 모이는 민족은 한인 밖에 없고 4년마다 열리는 KWMC대회는 이를 늘 증명해주고 있다. 이 시대 하나님께서 한인 디아스포라를 주목하시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고석희 사무총장이 이번 KWMC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
선교운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부르짖었던 메시지가 하나님은 한민족을 부르신다는 것이었다. 물론 하나님은 모든 민족을 부르시는데 한국교회가 이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들여야 할 몇 가지 소명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복음의 불씨는 예루살렘에서 일어나서 서쪽과 북쪽으로 한 바퀴 돈 것이다. 복음이 서진해서 갈 때 흘러가는 선교의 강물 가운데서 불꽃같이 튀어 오른 국가들이 있다. 종교개혁은 독일에서 일어났지만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에서는 지구촌 선교를 담당했다. 해답은 역사가 말해 줄때가 있다. 그 과정을 볼 때 하나님은 한 민족이 선교적 민족으로 사용하실 때 어떤 조건을 갖춘 민족을 찾는지 알 수 있다.
첫째는 성령의 바람 성령의 영향권이 한 민족을 휘어잡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교파를 초월해서 성령충만의 역사가 일어났다. 영국도 요한 웨슬레 운동이 일어나 영적 각성의 바람이 민족 단위를 휩쓸었다.
두 번째는 선교는 역시 교회에서 나오는 것이니 교회의 성장속도가 비약적인 곳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1980년에 크게 뛰어올랐고 선교도 같이 큰 전기를 맞게 됐다. 교회 성장과 세계 선교가 연결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신학생들의 숫자가 급증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신학교 팽창속도가 1위였다. 다른 나라는 신학대에서 사람이 배출되지 않고 있을 때 미국과 한국에서 산학생을 배출했다.
네 번째 문맹률도 10% 미만이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이 쓰신다. KWMC를 주창할 때 한국의 문맹률은 0.8%였다. 또 나라의 경제수준도 올라가 있어야 한다. 한국의 GNP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그런 조건이 충족되는 것이다.
-21세기를 맞아 선교방식도 더욱 다양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한인 선교계가 공통으로 안고 가야할 주제가 있는가.
성경의 역사를 볼 때 하나님의 정확성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사람을 뽑으셨다는 것이다. 인물론이 중요하다. 예수님도 12명을 불러 기르셨고 3년간 훈련을 시켰지만 결과적으로 12명은 물러섰다. 그리고 이후에 살인자 하나가 난데없이 나타나서 예수님의 후계자가 됐다. 바울의 학식이 풍부한 자였고 당시 총애를 받던 가말리엘의 문하생이었다. 선교사들도 손에서 책이 떨어지면 안 된다. 인격을 다지는 책들을 봐야 한다.
해방 후 남북 분단의 비극으로 치달으면서 그 과정에서 한민족 전체가 우왕좌왕했다. 그 가운데서 국가와 민족을 재건하는 힘이 청년들로부터 나왔는데 이승만, 김구, 서재필, 안창호, 조만식 등 전부 기독교 세력이었다. 기독교 안에서 민족 지도자들이 나온 것이다. 통일 시대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교회가 젊은이들을 민족적 지도자로 키워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요즘 상실되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민족을 맡길만한 넉넉한 그릇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은 총체적인 위기 가운데 있는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교회마다 사람을 기르는 운동을 해야 하고 선교지도 마찬가지다. 현지인 지도자 그 해당 민족을 책임질만한 인물을 길러내야 한다. 기독교 신앙, 예수 중심의 신앙에다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신학도 하고 선교학도 했는데 사물을 모르고 사람을 모르면 안 된다. 신학에 대해서는 관심은 많은데 인간학에 대해서는 무식해서는 안 된다. 선교지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신학은 알지만 인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젊은이들이 인터넷의 정보에만 의존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인격형성이 안된다. 달밤에 하얀 눈빛으로 책 읽는 마음, 반딧불을 잡아 그 빛으로 책 읽던 시절에서 인물들이 나왔다. 공부하는 목회자들이 더욱 많이 생겨야 하고 공부하는 선교사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선교사들이 세월이 흐를수록 탈진하는 경우를 볼 때 안타깝다. 그리고 뭘 좀 했다고 자만하는 경우도 본다. 이 분야를 인물론선교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이 KWMC 사무총장으로서 갖고 있는 마지막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