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흑인 유권자의 표 얻기는 '불가능한 임무'(mission impossible)인가.
롬니 후보는 11일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에서 연설했다. 흑인 유권자층은 그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다.
이날 발표된 퀴니피액대학 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은 롬니를 92% 대 2%로 압도한다.
롬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 내 흑인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서 "기회균등의 측면에서 동시대 경제가 악화한다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나빠야 하지만, 유독 흑인들에게 더 나쁘다"면서 "흑인 공동체의 실업률과 실업 기간, 평균 소득, 자산 규모 등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악화에 의해 불평등하게 영향을 받는 이 집단에 경제 문제로 접근하면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그는 히스패닉, 여성 등 오바마를 광범위하게 지지하는 다른 유권자층에도 유사한 접근법을 써왔다.
롬니는 연설문에서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던 2008년 오바마 캠프의 전략을 원용해 이는 또한 자신에게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진정성을 이해한다면, 또 내가 흑인 가족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달라. 내 정책과 리더십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나 리더십보다 흑인과 유색 인종의 가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대선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1950년대나 1960년대 흑인이 44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다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을 것이라면서 대부분 오바마 지지자인 흑인 유권자층에 조심스럽게 손을 내미는 전략도 썼다.
그러면서도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장벽이 남아 있고, 오랜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흑인들의 도전이 예전보다 더 복잡해졌다는 점도 꼬집었다.
흑인 실업률이 14.4%로 전국 평균(8.2%)보다 월등히 높은 점도 롬니의 공격 포인트다. 연설문에서 롬니는 "내가 대선에 뛰어든 것은 내 정책과 비전이 인종을 떠나 수천만명의 중산층에게 도움을 주고 국민을 가난으로부터 구제하며 국민이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흑인 학생이 전체의 17%이지만,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42%에 달하는 교육 현실도 그의 공략 지점이다.
모든 저소득층과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고 연방 정부의 교육 기금과 연계해주는 한편 빈곤층 학생들도 차터 스쿨과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그의 연설이 흑인 유권자층에 상당한 공감을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는 올해 이 단체를 찾지 않는 대신 조 바이든 부통령이 12일 연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