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의 마을로 열려졌다는 도시거리 햇빛이 해맑은 아침
백조 몇 마리의 날개를 휘젓는 님펜브로이 城 호수에도
또 햇살은 하얗게 내린다.

黑砂岩 바위가 되었다는 돌덩어리는
세월 따라 더더욱 단단해 진다는데
손길이 닿아 엮어지는
조각 그리고 집채로 우뚝 우뚝 서면
바로크 양식 높게 오르는 그림 같은 건물이 빚어졌다

높이 붉은 사각지붕에 세 개가 겹쳐진 종각위에
비들기가 날개를 푸석이는 하늘 가, 평화가 그려지는가
바이로이트城主 루트비히의 보석마차가 감추어져 있는
정원 뒤 안 섭, 드넓은 정원에 검 백색 줄 이어 선 조각들
石刀로 섬세히 주름 줄 세운 옷자락 앞에는
제우스 손에 쥐고 있는 금색 번개로, 파란 하늘가에 줄 그어
몇 점의 구름 사이를 휘저었다.

노이하우저광장 거리에 길게 내려진 독일 깃대와 어울려
조각으로 묻어있는 시청사 드높은 탑 안에 줄 맞춘 茶 테이블이
주위에 입맛을 끌어가 주는 異香

헝클어졌는가 하면
독일식 전통 옷 차려입은 멋쟁이 남 여 두셋이
줄 맞춰 스쳐 지나 간 자리엔
금 새, 질서의 웃음이
거리마당 높다란 건물 위 사이사이로
미풍 따라 공중으로 떠올라 흩어지고

슈바빙거리의 마리엔광장 끝 개선문에는
회색 사자 네 마리 거느린 천사, 조각상으로 서서
30년 보불전쟁 승리의 깃발 드리우며 마차를 몰고 가는데
시청사 들창에선 재잘거리는 시계탑, 인형극 옷자락이
형용 색색 물감들로 반짝이고
탑 꼭대기에서 은은히 내려앉는 오후의 종탑소리가
거리 안에 가라앉는다.

회색계단에 그림자 기대고 우뚝 서있는 조각상은
모차르트의 궁정 레지덴츠 쿠벨리오 오페라하우스
컨써트 홀, 흰 벽으로 영상 드리우고
햇빛 맞는 젊은이들의 하얀 살결에도
돌계단 위로 휴식을 취하는 오수(午睡)

나의 멀리 달려 온 여정 행로 발길에도
지금 쯤 평화의 午睡 같은 햇빛 좀 찾아내려 와서
잡다한 역사 묻은 黑砂岩 돌멩이 같은 단단한 내 지나 온 그림자 위에
소리 없이 깃들어 저며지면 좋겠네.

해설

▲뮌헨 거리 풍경.
뮌헨의 도시 명 어원은 monk라는 修道師어의 와 chen의 사랑스런.. 의 뜻이 병합되어 어울려진 도시명이라 함을 상기하면서, 아침 햇살 길에 올랐습니다.

님펜브로이성은 합스부르크 왕국(오스트리아)의 남부유럽을 약600년 간 지배할 당시 루트비히 1세가 여름宮庭으로 아끼던 바로크양식의 궁전입니다. 이 궁전은 넓고도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져 있고, 거기 백조들이 유유히 넓은 호수를 노닐고 있었습니다.

뮌헨 중심가에는 노이하우저광장이 놓여있어, 뭇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자유스러운 광장으로 높은 고딕식 시청사는 마치 교회당 첨탑같이 솟아 있어, 첨탑 안쪽은 간이 茶 탁자가 백여 개, 짙은 茶香을 풍겨내고. 정오만 되면 높은 탑 중간쯤에 창문으로 종탑 울림과 함께 피노키오 같은 인형극이 잠시 펼쳐져, 사람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한 10분쯤 활기 넘치는 거리를 빠져 나오자, 슈바빙광장이 펼쳐지는데, 30년의 보불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기쁨을 상징하여 파리의 개선문 느낌 같게, 커다란 사자 4마리가 끄는 마차 위에 승리의 기를 비스듬히 휘두르며 전진하는 천사가 늠름히 몸 기우리고 서있어, 바라보는 이들의 어깨에 힘을 돋구게 하여 줍니다.

이 화사한 광장이, 우리들 젊은 날에 초기 유학생으로 흠모를 모았던 전혜린이 이 자유의 광장을 거의 매일 활보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꿈 꾸렸던 광장, 아무도 모르게 이 여인은 얼마 후, 남편과 헤어졌으며, 그만 자살로 교수의 생을 끝막음 했다는 사연에, 이 자유의 광장이 자신의 현실과는 맞추어 질 수 없는 격리감을, 감내치 못하였을 것이라는, 한 젊은 여인의 아픔을, 나 혼자 상상하면서, 아니 이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운 슈바빙겐거리의 마리엔광장_ 의 활기찬 기상이라면_ 오히려, 어느 이름 없는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더 활기찬 삶을 넘치게 불러 일으켜 줄 것이라는 광장거리로 소화해 내야 하리라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더 절절하게 새로운 용기를 내게 불러 일으켜 준 것은 이 전쟁의 아픔 폐허에서도, 새로운 하늘의 밝음을 쏟아 내려주는 햇빛의 광장이 되어 있음에. 큰 용기를 불러 일으켜 주었습니다. 여기 黑砂岩의 바위 덩이는, 얼마도 안가면, 검은 색을 띠워내는 바위 돌로 변한다는데, 오히려 고색창연하게 하는 바위 덩이일 뿐만 아니라, 또한 세월이 흐를수록 더더욱 단단해 져서, 이 때문에 이 바위덩어리가, 거대한 조각상으로도 새겨져서 떠오르고, 더더욱 광대한 건축물로도 석공들의 손을 거쳐, 이 돌들의 건축물 되어 솟아오르는, 또 저 고색 찬연한 왕궁 건축물들이나, 교회당 건축물들이 다 이 黑砂岩으로 인간 역사의 지혜를 타고 엄청나게 축성되어 올라 있는 것을 바라보게 됩니다.

나는 은연중에, 인간 삶의 향방 뒤안길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이 常例에 두 배쯤 되는, 좀 장황한 시 해설 글을 통해서, 시 속에 떠오르고 있는 낯 선 거리 명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의 해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 담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