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사(師)’는 집사의 ‘사(事)’와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조정칠 목사
'예수의 소금론', '목사는 개를 좋아하는가', '옹신론' 등 저서를 통해 때로는 호되게, 때로는 부드럽게 목회자, 교인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조정칠 목사. 은퇴 나이도 훌쩍 넘어선 원로 조정칠 목사는 지난 1년 전 본격적으로 ‘산 밑의 백합’ 운동을 시작했다.

‘산 밑의 백합(Lily Of The Valley Mission Inc.)’이란 아가서에 나오는 '골짜기의 백합'을 친근한 표현으로 바꾼 것이다. 낮은 곳에 오셨던 주님을 닮아가고 백합처럼 순결한 주의 백성이 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목사가 목사답지 못하고, 성도가 성도답지 못하다는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정칠 목사는 한탄하며 교회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조정칠 목사의 이런 결심은 김동욱 집사를 만나 구체화 됐다. 김동욱 집사는 2010년 가을 조정칠 목사를 만나 구체적인 ‘산 밑의 백합’ 운동의 구상을 완성했다. 요란한 변화가 아닌 조용한 내면의 신앙적 운동이다. 온화함을 연상시키는 백합은 이 운동의 성격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산 밑의 백합’은 미주 이민교회 내의 자생적인 갱신운동이다. 지난 1년간 3차례의 공식 모임을 가졌고 총후원금은 4,720불었다. 그 중 500불은 사랑의 100불 나누기에 사용했다. 이 운동에 정식 회원으로 참여한 목회자 사역자들은 14명, 온라인으로는 38명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거창한 단체를 만드는 것도, 요란한 조직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산 밑의 백합’은 어느덧 이민교회 안에 조용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조정칠 목사 “산 밑의 백합, 그곳이 교회의 자리”

▲낮은 곳으로 가기 위한 산 밑의 백합 운동이 1주년을 맞았다.
조정칠 목사는 “산 밑의 백합, 그곳이 교회의 자리”라며 “교회가 제자리에 서 있지 않으면 예수님과 상관이 없다. 위치가 높다면 특수한 사람밖에 올라갈 수 없다. 그러나 교회란 누구나, 언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 조정칠 목사는 “누구도 교회를 개혁하라고 강요할 권한은 없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평지에 선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산 밑에 백합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낮아지고, 낮은 곳에 오신 주님을 쫓아가자고 말했다.

24일 저녁 뉴저지 사우스 리버 제일개혁교회에서 열린 ‘산 밑의 백합 창립 1주년 기념예배’에서 조정칠 목사는 낮아짐에 대한 열망을 더욱 쏟아냈다.

그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목사의 ‘사(師)’는 집사의 ‘사(事)’와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로서 성도들 위에 높아지려는 것이 아니라 집사와 함께 일하며 또 더욱 낮아지며 섬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산 밑의 백합’ 에는 일하는 목사(牧事)만이 있고 스승은 없다고 했다.

또 조정칠 목사는 “사람들은 평범하고 보편적인 산 밑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모른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빵을 나누어 나누어 주시면서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라고 하셨다”며 “바리새인들은 당시 높은 상좌에 있었다. 산 위의 자리는 우리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낮은 곳에 거하는 자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뉴저지 사역자들 창립 1주년 진심으로 축하

24일 열린 창립 1주년 예배는 신준희 목사의 사회로, 찬양 정영민 목사, 기도 길재호 목사(생명나무교회), 특송 산밑에 백합 가족 일동, 설교 김요셉 목사(예수생명교회), 축도 정도영 목사(뉴욕갈릴리교회) 등의 순서로 열렸다. 또 2부 교제의 시간에는 조정칠 목사의 인사에 이어 김동욱 집사가 사역보고를 했다. 이호수 집사의 광고에 이어 사랑의 100불 나누기 순서도 가졌다.

김요셉 목사는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요 3:1-3절)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니고데모와 예수님의 대화를 볼 때 세상의 것을 추구하고 종교화 되고 있는 교회와 진정한 교회의 모습의 대비를 보는 것 같다”며 “우리 모두 주님이 계신 산 밑으로 내려오자. 예수의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 가득 찰 때 산 밑의 백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재호 목사의 기도는 ‘산 밑의 백합 운동’에 참여하는 사역자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변했다. 길재호 목사는 “매일 살면서 느끼는 것은 아직까지 내안에는 내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목회를 하면서 산 밑에 있는 사람들과 뒹굴며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좀 더 인내하게 하시고 예수님만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또 길재호 목사는 “주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는 바닥으로 흘렀다. 우리 모두 높은 곳이 아니라 땅에서 우리를 부르는 주님의 보혈을 기억하게 해 달라”며 “성령의 힘으로 더욱 낮아지기 원한다. 백합이 아니더라도 바람에 날리고 밟혀지는 들풀이라도 되어 생명의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면 기쁨으로 따라가는 우리가 되게 해 달라”고 했다.

‘산 밑의 백합’ 교회와 목회자, 교우들과 비신자들을 위해 묵묵히 기도하고 있다. 웹사이트(http://www.lotv.org) 뿐만 아니라 CD, 책자 등 간행물을 통해 은혜의 영역을 넓혀 가면서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을 모으고 있다.

문의) 김동욱 집사 516-241-6024, nykorean.n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