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불안(state anxiety)이 주어진 상황에 대한 임시적인 불안이라면, 상대적으로 특성불안(trait anxiety)은 일반적이고 장기적인 불안입니다. 즉, 개인이 평소에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 성향을 의미합니다(Spielberger, 1983).

일반적으로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은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같은 상황이 주어지는 경우에도, 평소에 불안 성향이 높은 사람은 불안 성향이 낮은 사람들 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안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상관관계는 스트레스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스트레스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Spielberger, 1983, pp. 33-34).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의 상관관계가 높습니다. 사회적으로 평가를 받는 상황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자존감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든지, 어떤 상황에 적응을 잘해서 적절하게 잘 처신하고 있는지 등이 평가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그리고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은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이 서로 높은 수준에서 많이 정비례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사회적으로 평가를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평소에 불안 성향(특성불안)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안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는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의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예를 들면, 만일 위험한 임무 수행을 목전에 둔 군인의 불안 정도를 살펴보면, 대개 평소의 불안 성향과는 상관없이 매우 불안해할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불안이 높아야 할 상황에서 불안 수준이 높은 것은 당연하며, 오히려 아무 느낌이 없는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또한 불안은 사람들의 그룹에 따라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직장인이나 학생들보다는 군인들이 일반적으로 불안 점수가 더 높으며, 직장인들보다는 학생들이 더 불안해합니다. 또한 같은 학생들 사이에라도 대학생들보다는 고등학생들이 더 불안해합니다(Spielberger, 1983, p. 13).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공부와 관련해서 더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Misra & McKean, 2000; SDusselier, Dunn, Yongyi, Shelley II, & Whalen, 2005). 하지만 목회자, 신부, 수녀 등과 같은 종교지도자 그룹에서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불안해하였습니다(Rayburn, Richmond, & Rogers, 1986).

또한 어떤 경우에는 동일한 조건에 대해서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이 서로 다르게 상관관계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학생 276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의미하는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Unalan, Celikten, Soyuer, & Ozturk, 2008), 삶의 질의 수준이 특성불안 수준과는 서로 정비례 관계였지만, 상태불안 수치와는 반비례 관계였습니다. 즉, 평소에 불안 성향이(특성불안) 높을수록 자신이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던 반면에,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경향이(상태불안) 높을수록 자신이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김재덕 목사는 총신대학교(B.A.)와 연세대학교(B.A.) 및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미국 Liberty University (Lynchburg, VA, www.liberty.edu)에서 목회상담(Pastoral Care and Counseling)을 전공했다(Th.M. & Ph.D.). 현재 Liberty University의 상담학과에서 교수(Assistant Professor)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