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를 관통하는 포인트 메시지를 준비할 때도, 교인들에게 시원한 깨달음과 깊은 묵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성경 본문에 대한 깊은 이해’다. 하지만 평생 설교를 해야 하는 목회자에게 성경본문 연구가 어렵고 막막하기만 하다면, 그 인생은 대부분 괴로울 것이다.

설교에 대한 스트레스는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이해 못할 영역인 동시에, 그 고충을 주변에 쉽사리 털어놓을 수도 없는 은밀한 영역이다. 이러한 고충을 겪는 한국교회 목사들을 위한 서적과 프로그램 및 세미나 등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여전히 설교에 쓰일 만한 자료를 모으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프리셉트 성경연구원(원장 김경섭 목사)은 목회자들에게 설교를 즐겁고 역동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자는 취지로 출범했다. 동 기관에서는 설교 준비법과 작성법을 제시한다.

▲프리셉트 명설교 세미나에서 강의하는 김경섭 목사, ⓒ오유진 기자

김경섭 목사는 프리셉트 성경연구원(www.precept.or.kr)만의 장점에 “우리는 텍스트에 강하다. 성경 본문에 대한 설교란 개인의 철학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이다. 텍스트 강하지 않으면 하나님을 중심 삼은 말씀이 아니다. 포인트 메시지를 찾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잘 전달하도록 훈련한다”고 말했다.

설교 작성법에 대해 김경섭 목사는 “아무리 준비해도 설교가 역동적이지 않으면 회중의 흡수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며 “설교문을 문어체로 작성하면 전달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구어체로 전하는 역동적인 작성법을 전한다”고 했다.

동일한 설교문이라도 누가 설교하느냐에 따라 전달력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김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이 구약부터 신약에 걸쳐 성경본문을 깊이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능력있는 설교자가 되지 못함을 보면서, 설교 작성법과 전달법을 함께 가르쳐야 그동안의 노력을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 분야를 확장 연구하기 시작, ‘설교 준비법’ ‘설교문 작성법’ ‘설교 전달법’ 세 가지 카테고리를 체계화하고 연구원으로 자리잡았다. 김경섭 목사는 이 분야만 올해로 28년째 연구해온 전문가다.

설교 준비의 핵심인 ‘성경에 본문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그는 “‘내가 이 본문 메시지를 온전히 다 내 것으로 해서 여한이 없다’ 할 만큼 하나님 내게 주시는 포인트 메시지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포인트 메시지를 찾는 방법에 대해 그는 “본문에서 중심이 되는 핵심단어를 파악, 이 개념이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 리스트를 작성하고, 문단을 나눈 뒤, 어려운 단어들의 진의(眞意)를 파악하기 위해 헬라어 사전을 찾아보고, 문장 구조를 살피는 과정들을 거치면서 질문들이 생겨난다”고 했다.

그는 “사실 이때 목회자가 짚어내는 포인트 질문들이, 평신도들이 그 본문을 읽을 때 똑같이 생겨날 질문인 경우가 많다”며 “그 질문에 확실한 해답을 발견한 뒤 전하면 회중들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포인트 메시지가 내 가슴을 꿰뚫을 때까지’ 본문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성경 연구가 어떻게 하면 즐거울 수 있을까. 김 목사는 “한국의 유명한 설교자들은 그런 말을 한다. 본문을 60번 읽고 암송해야 한다고 말이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같은 본문을 60번 읽는 것은 지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본문을 2, 3번 읽으면서 핵심단어를 찾고 단락을 나누는 작업을 하면 설교 준비가 즐거울 수 있다”고 했다.

중심단어에 동그라미를 친 후, 그 단어를 설명하는 단락을 덩어리별로 분류하고, 육하원칙을 살피거나 원어사전을 찾아 해당 어휘의 뜻을 우리말과 비교하는 식으로, 무조건 읽기만 하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는 도구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작업 시간이 재미있고 묵상하는 힘을 점점 더 기르는 것이다.

설교를 관통하는 ‘원포인트 중심단어’

포인트 메시지는 One Point(원포인트) 중심단어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김경섭 목사는 평생을 설교한 설교자들이 사역을 마무리할 시점이 될 때, 그의 설교 전체와 목회 사역을 관통하는 두드러진 강조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옥한흠 목사는 ‘제자훈련’, 이중표 목사는 ‘별세신앙’, 홍정길 목사는 ‘나눔의 삶’, 김삼환 목사는 ‘새벽기도’, 김찬종 목사는 ‘총력 전도’, 조용기 목사는 ‘삼중축복’과 ‘오중복음’ 등이 원포인트 중심단어다.

▲김 목사는 “설교자가 한 편의 설교를 할 때, 30분 동안 목숨을 걸고 증거하고자 하는 원포인트 중심단어 또는 중심 명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유진 기자

동시에, 성경은 각 권 각 장마다 원포인트 중심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예컨대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 고린도전서 15장은 부활, 요한일서는 사귐, 학개서는 성전 등이 원포인트 중심단어이다. 김 목사는 마찬가지로 설교자가 한 편의 설교를 할 때, 30분 동안 목숨을 걸고 증거하고자 하는 원포인트 중심단어 또는 중심 명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 원포인트 중심단어를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해당 본문에서 주로 등장하는 중심단어 또는 중심사상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것, 둘째 성도들이 추구할 수 있는 바람직한 비전과 목표, 셋째 해당 설교 진행 중 계속적 반복적 사용 가능 단어 또는 명제, 넷째 성도들이 직면하고 있는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명설교자들의 설교 분석 후 비결 제시

교인들의 상황에 따라 전하는 설교에 대해, 그는 “조심스럽고 예민한 부분을 지적하는 설교일수록 가능한 한 권별 설교를 권장한다”고 말한다. 이는 회중의 상황에 맞는 설교를 하려다 보면 본문을 정하는 데 일주일의 대부분이 걸리기도 하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설교가 분쟁과 갈등에 관한 말씀이라면 교인들이 그 의도를 미리 짐작하고 안 들으려 할 수도 있다”고 말한 김 목사는 “갈등 문제는 빌립보서와 고린도전서 이 두 권에 대한 집중적인 본문연구를 통해 깊이있는 권별설교를 전하면, 교인들이 듣다가 ‘아,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이렇게 하는 것이 지혜”라고 했다.

프리셉트 성경연구원(www.precept.or.kr)에서는 설교의 효과적인 전달방법에 대해 표현력, 논리적 방식, 감성적 표현, 전달 방법, 오감 표현 등을 개발할 것과, 성경이나 예화를 실제로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해 볼 것을 주문한다. 또한 과거의 사건을 설교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현재화하라고 전한다.

국내의 본받을 만한 명설교자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김경섭 목사는 “성경의 포인트 메시지를 파악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故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를 꼽고 싶다. 그는 사람들의 신뢰를 따르면서 변증적·설득적으로 설교하는 데 강하다. 논쟁에 강한 불을 붙인다”고 했다. 또 한 명의 명설교자로 홍정길 원로목사(남서울은혜교회)를 꼽았다. 그는 “회중을 압도하는, 본문에 강한 설교를 한다”고 평했다.

프리셉트 성경연구원은 한국교회 모든 명설교자들의 설교 특징과 성격을 분석, 후배 목사들에게 자신의 원포인트 핵심단어는 무엇인지, 명설교의 비결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는 많은 목회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프리셉트 성경연구원의 목표에 대해 김경섭 목사는 “우리를 통해 한국교회의 모든 설교자들의 설교가 더 깊어지고, 교회 강단이 더 투명해지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