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동물보호단체가 개와 고양이를 소도시 시장 후보로 내세워 화제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산악 지역에 자리한 아이딜와일드 시에서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시장 선거에는 개와 고양이가 후보로 나선다고 지역 신문 밸리 크로니클이 7일 보도했다.
동물보호단체 ARF 아이딜와일드 시 지부가 각각 '견공당(犬公黨)'과 '묘당(猫黨)'을 창설해 16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시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단체는 "개와 고양이는 정치가는 아니지만 현란한 말로 유권자를 속이거나 배신, 속임수, 거짓말을 할 줄 모르고 무엇보다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며 기성 정치인을 조롱하는 선거 구호를 내세웠다.
후보로 나선 개와 고양이의 주인들은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2살 짜리 셰퍼드 칩의 주인 개리 버드닉은 "칩이 당선될 것"이라고 장담했고 7개월 짜리 검은 색 고양이 잉키를 기르고 있는 레아 무뇨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우리 시에서 첫 흑인 시장을 뽑자'며 선거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시장 선거에서 이들에게 표를 던질 수는 없다. 정식 후보가 아니라 이벤트 형식의 기금 모금 행사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출마한 14마리의 개와 고양이 가운데 시장감이라고 여기는 동물에게 표 대신 기금을 기부하게 된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은 개나 고양이는 명예 시장이 된다.
7월1일 신임 시장 취임식에서 명예 시장에 선출된 개나 고양이는 진짜 시장과 함께 식장에 입장하고 축하도 받을 예정이다.
ARF 활동가 재니스 무라스코는 "시장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엄청 커졌다"면서 "우리 단체에 대한 성원도 함께 늘어나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아이딜와일드 시는 캘리포니아 남부 샌하신토 국립공원 인근에 있는 인구 3천800여명의 작은 도시이며 주민 90%가 백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