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워싱턴주 상.하원에서 통과되고, 크리스 그레고지 주지사가 서명함으로 합법화 됐던 동성결혼 법안의 발효가, 24만 워싱턴 주민들의 반대서명으로 저지됐다. 반대 서명(Green R-74)에는 ‘한인 교회와 사회단체들의 역할도 매우 컸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동성결혼 반대 서명 캠페인을 주도했던 워싱턴 가족정책 연구소(대표 조셉 백홀름)는 이번 서명운동에서 한인교회의 협력이 매우 컸다는 점을 높이 부각시켰다.

백홀름씨는 “워싱턴주 한인교회가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의 공개 직후부터, 서명 캠페인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어 큰 힘이 됐다”며 “성공적인 서명 운동을 위해 한인들의 참여가 큰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서명 운동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워싱턴주 한인교회연합회(회장 배명헌 목사)의 신속한 대응과 서명운동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워싱턴주 한인교회연합회는 동성결혼 법안 통과 직후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을 통해 서명 운동에 동참의사를 밝히고, 워싱턴 가족정책 연구소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수립했다.

또 시애틀, 훼드럴웨이, 타코마, 올림피아 각지역 교회연합회와 목사회, 각 한인 사회단체에 동성결혼의 심각성을 홍보하고 서명운동 동참방법을 알려 대형교회를 비롯해 중소 교회와 사회 단체까지 캠페인이 확산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시애틀 교협은 서명용지를 신속히 확보하고, 각지역 교회로 전달해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다ⓒ김브라이언 기자

반대 서명 용지의 빠른 보급과 홍보, 동성결혼법 발효 저지에 한 몫 담당

워싱턴주 한인교회연합회는 R-74 서명 용지가 나오자마자 워싱턴주 각 교협과 교회를 통해 빠르게 보급했다. 충분한 용지 확보와 신속한 확산은 미국인들조차 한인교회로 찾아와 용지를 구할 정도로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또 주 의회에서 규정한 서명 방법을 자세하게 홍보하고, 반대 서명을 위한 유권자 등록 방법과 용지를 전 교회에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와 더불어 KPC (PCUSA 서북미 한인교회협의회 회장 권 준 목사)와 같은 한인교회와 교단에서 동성결혼 반대 서명에 적극 동참 의사를 표시하고 협력한 것도 캠페인에 큰 힘을 실어줬다.

워싱턴주 동성결혼 합법화 11월 주민투표에서 결정

일단 발효가 중단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은 11월 주민투표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를 위해 워싱턴주 한인교회연합회는 한인들의 유권자 등록과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배명헌 목사는 “이번 서명 운동을 통해 워싱턴주가 새롭게 될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며 “11월 주민 투표를 통해 동성결혼법 자체를 무효화하고, 더 나아가 워싱턴주가 전통적 결혼을 법률화 한 미국 내 32개주와 같이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으로만 정의 될 수 있도록 법제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서명 캠페인은 그동안 비교적 미국 내 정치참여에 소원했던 한인들이 유권자 등록을 하면서 미국 정치 참여의 문을 열었다는 성과도 나타냈다.

워싱턴주 한인교회연합회는 “유권자 등록을 통한 정치 참여는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과 한인 자녀들의 사회적 입지를 높일 수 있다”며 “더 많은 교회와 사회 단체들이 우리 후손들에게 더욱 살기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데 협력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