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경영난 타계에 부심하고 있는 미국 신문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주(週) 2~3일만 발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간지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온라인 뉴스에 치중하는 한편 종이신문의 발행일을 줄이는 신문사들이 늘고 있는 美 신문업계의 현황을 전했다.
2주전 뉴올리언스 지역신문 더 타임스-피카윤은 매일 발행을 포기하고 주 3회만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시간 후 앨라배마주 버밍햄 뉴스와 헌츠빌 타임스가 뒤를 따랐고 나흘뒤 캐나다 토론토 소재 포스트미디어 네트워크가 소유한 캘거리 헤럴드, 에드먼튼 저널, 오타와 시티즌 등 3개 신문사는 일요판 발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 신문업계의 많은 경영진들은 일간지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자신들도 뒤따를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75개의 일간지를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의 최고경영자(CEO) 존 페이턴은 온라인 광고수입이 확보되면 발행일 감축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턴은 "대(代)를 이어 신문업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지만 저널리즘을 생각한다면 그렇게(발행일 조정) 하지 않을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신문사 경영진들은 발행일을 줄임으로써 오랜 독자와 광고주를 웹사이트로 유도해야 하는데 이는 도박일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앞에 매일 배달되던 신문이 일주에 두세번만 배달된다면 독자들이 구독의사를 잃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후버 연구소의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후버는 "고객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발행일 감축의 위험을 지적했다.
그러나 신문사 경영진들은 특정 요일에만 신문을 찍어 배달한다면 온라인 광고에 비해 수익이 훨씬 좋은 신문광고를 일부 유지하면서 비용은 대폭 줄일수 있다고 주장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제학'저자이자 미디어 분석가인 해럴드 포겔은 잉크와 인쇄, 배달에 소요되는 비용이 신문사 전체 비용에서 최소 30%를 차지한다면서 지역 신문사로서는 발행일 조정이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신문 발행일을 줄인다고 해도 인쇄공장과 배달트럭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편집국 기자도 줄여야 한다.
더 타임스-피카윤을 소유하고 있는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즈는 다수 신문사에 비해 노조가 없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발행일 감축으로 고객과 광고주를 잃을 위험을 안고 있다.
뉴올리언즈 세인츠 미식축구팀의 톰 밴슨 구단주는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즈 측에 서한을 보내 내년 이곳에서 열리는 슈퍼볼 대회를 보도해줄 일간신문이 없어지게 된다며 발행일 감축 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광고주마다 입장은 다르다. 포드자동차의 매트 밴다이크 마케팅국장은 "고객들과 접촉할수 있는 다양한 채널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지역신문이 매일 발행하지 않더라도 포드와 같은 회사로서는 큰 우려가 안된다"고 말했다.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즈가 소유한 미시간주의 일간지 앤아버 뉴스는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를 엿보게 해주는 사례이다. 어드밴스측은 2009년 신문사를 해산, 웹사이트 앤아버닷컴으로 개명하고 신문은 목요일과 일요일 주 2회 발행체제로 바꿨다.
앤아버 뉴스에서 25년간 일했던 조프 라컴은 온라인 편집국 일자리가 제공됐으나 연봉이 6만달러에서 4만5천달러로 줄어들자 대학 홍보담당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그가 떠날때 앤아버 뉴스 편집국에는 45명의 기자가 있었으나 지금 앤아버닷컴 편집국 기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일요판 구독자수도 일간지였던 2009년 3월 5만4천207명이던 것이 금년 3월에는 3만4천923명으로 감소했다.
미시간대학 나이트 윌리스 저널리즘 팰로우의 찰스 아이젠드래스 소장은 "앤아버 뉴스 발행일이 주 2회로 바뀐 이후 신문의 질(質)이 떨어져 더이상 구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행일을 줄이는 새로운 모델이 신문사의 수익증대로 이어질지는 분명치 않고 의견도 엇갈린다. 디트로이트 미디아 파트너십의 대변인은 발행일 축소 이후 발행일의 광고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면 83개의 신문사를 소유한 미디어 그룹 개닛의 로버트 딕키 사장은 일간지에 대한 독자 수요가 여전히 있다면서 온라인 뉴스나 주 3회 발행신문으로 전환하는 구독자가 더 늘어나는 것을 본 후에야 발행 모델 변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딕키 사장은 "고객들은 매일 신문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면서 "태블릿PC나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신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는지 독자들에게 알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 타임스-피카윤의 기자들은 발행일 감축 이후 편집국 기자 140명의 3분의 1이 감원 조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9년 이 회사를 떠난 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신문의 비즈니스 에디터 브라이언 테브노는 온라인 기사에 중점을 두라는 지시가 기자들에게 내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