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100일째 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앞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이 집회의 전국 확산을 기원하며 출발한 ‘생명버스‘도 이날 집회에 동참했다.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서울은 물론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에서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단체 관계자들과 탈북자들이 대거 참석해 중국 정부의 행위를 규탄하고 탈북자들에 대한 국내 및 세계 각국의 관심을 호소했다.

서경석 목사는 “지난 2월부터 이 자리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강제북송 반대집회를 계속해 왔다. 100일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동안 수많은 분들이 이곳을 지키셨다”며 “특히 탈북자들은 1일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강제북송이 중단될 때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이어 “중국 정부 안에 변화가 생기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북송은 중단되지 않고 있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기회에 강제북송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 집회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의 다짐이다. 100일 동안 오는 데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달려갈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그는 “소원이 있다면 이 집회가 200일을 맞기 전에 강제북송이 중단되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이 열망이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돼 지속적인 운동으로 이어지기를 소원한다”고 전했다.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100일 집회에 참석한 한 할머니가 ‘식량 몇kg 훔쳤다고 공개처형’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김진영 기자

탈북자이기도 한 북한민주화위원회 홍순경 위원장은 “중국의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이 운동이 2월 14일 처음 시작된 후 100일을 맞았다. 비록 처음에는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점차 확산돼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에 이르렀다”며 “오늘 서울 뿐 아니라 대구와 부산 등 전국에서 생명버스를 타고 이렇게 참여하신 분들을 보니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 위원장은 또 “생명문제야 말로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것”이라며 “북송되는 사람들의 3대를 멸한다는 북한의 포악한 행태에 맞서 일어난 이 운동은 세계적 존경을 받을 만하다. 전국민이 강제북송 반대를 위해 일어선다면 중국도 감히 그들의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탈북난민 북송반대 100일 및 제2차 생명버스’ 성명서를 통해 “100일째 집회를 이어오는 동안 이 자리를 지켜준 애국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동안 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집회를 중단하지 못한 이유는 이번에 북송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다시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금은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운동에 전념해야 할 때”라면서 “북한은 절대 스스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송이 중단되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국경을 지키는 군인부터 탈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결국 열쇠는 우리 국민이 쥐고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북송반대운동의 흐름을 형성하느냐의 여부에 탈북동포의 생사가 달려 있다. 이에 우리는 북송이 중단될 때까지 중국대사관 앞 집회를 결코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