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미국이 J1(교환연수)비자 발급 프로그램 중 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여름 취업 및 여행'(SWT)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해 4일 발표했다. 이는 AP통신이 지난 2010년 SWT 프로그램 참가자 중 일부가 스트립바에서 일하거나 임금착취, 열악한 주거 환경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폭로한 데 뒤이은 것으로 당시 폭로 뒤 가장 큰 규모의 개편이다.
SWT 프로그램은 미국 여행 경비가 없는 외국 학생들에게 임시 취업 및 문화 체험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 계절적 수요 등으로 임시직 근로자가 필요한 미국 기업들에는 고용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단기 노동력을 제공하는 효과도 기대됐다.
그러나 AP통신의 취재 결과 한 여성은 디트로이트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기로 하고 미국으로 갔으나 스트립바에 고용돼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검찰은 지난해 마피아 조직과 러시아 폭력조직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동유럽 여성들을 미국에 오게 한 뒤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도록 한 혐의로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문화체험 기회를 완전히 상실당한 채 중노동에 시달리거나, 프로그램 알선 브로커의 농간이나 악덕 고용주로 인해 임금을 거의 받지 못하기도 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학생들은 제조업, 농업, 건설업 등 '상품 생산' 직종이나 주요 근무시간이 밤 10시부터 오전 6시인 업종에는 취업할 수 없다. 또 외국 학생과 美 기업을 연결시켜주는 49개 스폰서 업체는 미 기업들에 학생 고용 대가로 돈을 지불하고 해당 기업으로부터 임금명세서를 제공받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3개월 내 미국인 근로자들을 해고하거나 노동쟁의가 발생한 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없으며, 계절적 직종이 아닌 항시 필요 직종에 외국 학생들을 고용시킬 수 없도록 했다.
미국 기업들은 외국 학생들을 고용할 경우 의료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지출할 필요가 없어 고용비용이 8% 줄어든다. 일부 미국 기업들은 계절적 직종이 아닌 일반 직종에 외국 학생들을 4개월씩 연속적으로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에게 미국에서 최대 4개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이 J1 SWT프로그램은 1961년부터 시작됐으며 매년 1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미 국무부는 "이 프로그램은 외국학생들에게 미국에 머무는 동안 일하면서 문화체험을 하도록 하는 풀브라이트-헤이즈법에 따라 시작됐으나 조사결과 문화적 측면보다는 노동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며 "심하게는 범죄 조직이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불법 현금 운반, 사기, 불법 이민 등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번 제도 개편은 프로그램의 문화교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