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교회의 기구적 단일화’를 절대 과제로 삼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유치 이후 한국 기독교계는 50여년만에 또다시 몇 년에 걸쳐 급격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찬성·반대 측이 내세우는 논리는 50여년 전과 별다를 게 없는 가운데, 총회는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상태다.
WCC 반대 측은 WCC가 ‘하나 됨(Uniting)’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기독교’라고 할 수 있는 ‘일치된(Unity)’ 교리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지만, WCC 찬성 측은 그러한 일은 없다고 반박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연합을 추구하는 단체가 오히려 분열을 불러오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칼빈신학연구소(KICTS) 대표이자 지난 2010년 이후 예장합동 WCC대책위원회 중앙위원으로 활동중인 문병호 교수(총신대 조직신학)가 <교회의 ‘하나 됨’과 교리의 ‘하나임’(지평서원)>을 펴냈다. 부제는 ‘WCC의 비성경적, 반교리적 에큐메니즘 비판: 정통 개혁주의 조직신학적 관점에서’로, 총신대 교수답게 저자는 WCC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진정한 에큐메니즘’을 위해 나섰다.
문병호 교수는 WCC에 대해 먼저 교리적으로는 △정통 삼위일체론과 기독론, 구원론을 부정한다 △교회의 비가시적인 본질을 무시하고 가시적인 교제만을 편향되게 강조한다 △복음 전도와 선교 사역이 극히 미미하여, 문화적·사회적 교류에만 힘쓸 뿐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라는 미명 아래 교회 본연의 사명인 복음 선포는 등한시하였다 △교리의 차이를 문제삼지 않고 오직 가시적인 교회의 일치만을 독단적으로 추구하는 기구로, 자유주의 세속신학과 종교다원주의를 암암리에 표방하고 구현해 왔다고 비판한다.
문 교수는 “그들은 신학적으로 비판을 받을 때마다 자신들이 삼위일체와 기독론, 구원에 관하여 이러한 근본 교리들을 충실하게 고백해왔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WCC의 신학적 옳고 그름을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WCC 총무를 역임한 라이저(Konrad Raiser)의 견해로 볼 때 에큐메니칼 신학은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로 받아들이지 않고, 교리를 정황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보는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삼위일체론에 있어 양태론적 이해를 드러내고, 성육신에 대해 신성을 버렸다는 사상을 받아들이며, 그리하여 대속의 의의 전가에서 구원의 원리를 찾기보다 주님을 우리에게 ‘내적 감화’를 일으키는 하나의 모범교사 정도로 여기는 주관적·윤리적 차원에 머무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함께 WCC는 협의회를 통한 기구적 교제만을 강조할 뿐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들의 영적인 교제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 교회를 사회구호단체나 압력단체 정도로 전락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참 신앙의 수립과 말씀 선포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문화적·사회적 사안들에 지나치게 몰두해 왔고, ‘교회의 가시적 일치’라는 허명을 건 채 성찬을 이방의 제사의식처럼 무분별하게 거행했으며, 사랑과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폭력까지 합리화했다.
내년에 열릴 제10차 부산 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로 정해졌는데, 문병호 교수는 주제에 비춰 내년 총회에서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 기초한 종교다원주의적 입장에서 새로운 인간성을 진작시키는 생명의 신학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리고 ‘정의’는 인류 일반의 보편적 선의 측면에서, ‘평화’는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모토로 심지어 성경 진리의 절대성조차 평화적 공존에 밀려날 것이고, ‘창조’는 구원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미화되리라 분석했다. 이에 대해 “궁극적으로 종교다원주의가 반드시 수반하는 경향이 있는, 구속의 특별은총을 창조의 일반은총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WCC는 지난 아홉 차례의 총회를 통해 그 목적이 교리를 불문하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데 있음이 밝혀졌으며, 회원 교회들은 각자 고유의 교리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에도 참교회에 대한 신학적 변증은 금기시된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특정 교리를 함께 고백하되 그 교리에 대한 다원적·혼합적 해석이 장려돼 온 역사는 WCC 총회가 거듭될수록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했다.
문병호 교수는 ‘에큐메니즘(ecumenism)’에 대해 “헬라어 오이쿠메네에서 나온 말로, 공간적 의미를 넘어 각 부분이 질서 가운데 조화롭게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하고 성경에서는 이 단어가 언약적 개념으로 사용된다”며 “그러므로 성경적 에큐메니즘은 진리에 관한 ‘하나 됨’과 그 진리의 ‘우주적 확산’이라는 두 가지 본질적 요소를 가질 때 참되다고 할 것인데, WCC는 이런 점을 간과하고 교회의 가시적·기구적 일치만을 현상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리 가운데서 하나 됨을 외치는 사람을 오히려 교회 분파자로 몰아가는 세태야말로 가장 교묘하게 교회 분열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며 “교회의 일치는 참 교회의 머리 되시는 주님 자신이라는 ‘진리’ 가운데서 이뤄질 때만 평강이 되고, 교회의 본질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두고 그 가운데 하나 됨을 추구하는 것만이 에큐메니즘의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교리가 다른데도 그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그저 기구적으로 모이기만 힘쓰는 WCC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은 교회의 이름으로 교회를 해치려는 세속의 질서를 추구할 뿐이고, 이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일은 변증적 의무를 지닌 참 성도들과 말씀의 진리를 해석하고 수호해야 할 신학자들에게는 지극히 합당한 일이라고도 했다.
WCC 반대 측은 WCC가 ‘하나 됨(Uniting)’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기독교’라고 할 수 있는 ‘일치된(Unity)’ 교리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지만, WCC 찬성 측은 그러한 일은 없다고 반박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연합을 추구하는 단체가 오히려 분열을 불러오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칼빈신학연구소(KICTS) 대표이자 지난 2010년 이후 예장합동 WCC대책위원회 중앙위원으로 활동중인 문병호 교수(총신대 조직신학)가 <교회의 ‘하나 됨’과 교리의 ‘하나임’(지평서원)>을 펴냈다. 부제는 ‘WCC의 비성경적, 반교리적 에큐메니즘 비판: 정통 개혁주의 조직신학적 관점에서’로, 총신대 교수답게 저자는 WCC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진정한 에큐메니즘’을 위해 나섰다.
문병호 교수는 WCC에 대해 먼저 교리적으로는 △정통 삼위일체론과 기독론, 구원론을 부정한다 △교회의 비가시적인 본질을 무시하고 가시적인 교제만을 편향되게 강조한다 △복음 전도와 선교 사역이 극히 미미하여, 문화적·사회적 교류에만 힘쓸 뿐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라는 미명 아래 교회 본연의 사명인 복음 선포는 등한시하였다 △교리의 차이를 문제삼지 않고 오직 가시적인 교회의 일치만을 독단적으로 추구하는 기구로, 자유주의 세속신학과 종교다원주의를 암암리에 표방하고 구현해 왔다고 비판한다.
문 교수는 “그들은 신학적으로 비판을 받을 때마다 자신들이 삼위일체와 기독론, 구원에 관하여 이러한 근본 교리들을 충실하게 고백해왔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WCC의 신학적 옳고 그름을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WCC 총무를 역임한 라이저(Konrad Raiser)의 견해로 볼 때 에큐메니칼 신학은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로 받아들이지 않고, 교리를 정황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보는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삼위일체론에 있어 양태론적 이해를 드러내고, 성육신에 대해 신성을 버렸다는 사상을 받아들이며, 그리하여 대속의 의의 전가에서 구원의 원리를 찾기보다 주님을 우리에게 ‘내적 감화’를 일으키는 하나의 모범교사 정도로 여기는 주관적·윤리적 차원에 머무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함께 WCC는 협의회를 통한 기구적 교제만을 강조할 뿐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들의 영적인 교제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 교회를 사회구호단체나 압력단체 정도로 전락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참 신앙의 수립과 말씀 선포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문화적·사회적 사안들에 지나치게 몰두해 왔고, ‘교회의 가시적 일치’라는 허명을 건 채 성찬을 이방의 제사의식처럼 무분별하게 거행했으며, 사랑과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폭력까지 합리화했다.
내년에 열릴 제10차 부산 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로 정해졌는데, 문병호 교수는 주제에 비춰 내년 총회에서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 기초한 종교다원주의적 입장에서 새로운 인간성을 진작시키는 생명의 신학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리고 ‘정의’는 인류 일반의 보편적 선의 측면에서, ‘평화’는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모토로 심지어 성경 진리의 절대성조차 평화적 공존에 밀려날 것이고, ‘창조’는 구원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미화되리라 분석했다. 이에 대해 “궁극적으로 종교다원주의가 반드시 수반하는 경향이 있는, 구속의 특별은총을 창조의 일반은총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WCC는 지난 아홉 차례의 총회를 통해 그 목적이 교리를 불문하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데 있음이 밝혀졌으며, 회원 교회들은 각자 고유의 교리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에도 참교회에 대한 신학적 변증은 금기시된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특정 교리를 함께 고백하되 그 교리에 대한 다원적·혼합적 해석이 장려돼 온 역사는 WCC 총회가 거듭될수록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했다.
문병호 교수는 ‘에큐메니즘(ecumenism)’에 대해 “헬라어 오이쿠메네에서 나온 말로, 공간적 의미를 넘어 각 부분이 질서 가운데 조화롭게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하고 성경에서는 이 단어가 언약적 개념으로 사용된다”며 “그러므로 성경적 에큐메니즘은 진리에 관한 ‘하나 됨’과 그 진리의 ‘우주적 확산’이라는 두 가지 본질적 요소를 가질 때 참되다고 할 것인데, WCC는 이런 점을 간과하고 교회의 가시적·기구적 일치만을 현상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리 가운데서 하나 됨을 외치는 사람을 오히려 교회 분파자로 몰아가는 세태야말로 가장 교묘하게 교회 분열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며 “교회의 일치는 참 교회의 머리 되시는 주님 자신이라는 ‘진리’ 가운데서 이뤄질 때만 평강이 되고, 교회의 본질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두고 그 가운데 하나 됨을 추구하는 것만이 에큐메니즘의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교리가 다른데도 그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그저 기구적으로 모이기만 힘쓰는 WCC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은 교회의 이름으로 교회를 해치려는 세속의 질서를 추구할 뿐이고, 이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일은 변증적 의무를 지닌 참 성도들과 말씀의 진리를 해석하고 수호해야 할 신학자들에게는 지극히 합당한 일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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