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7시 수요예배와 함께 열린 제30회 신촌포럼에 앞서 위르겐 몰트만 박사는 신촌포럼 주요 관계자들과의 대담을 가졌다. 몰트만 박사는 기독교 정당, 생태윤리, 최근 번역 출간된 <희망의 윤리>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드러냈다.
-목회자적 입장에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다. 2차대전 참전이 신학의 동기가 아니었나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이 오늘날 신학생과 평신도, 목회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메시지를 줄 수 있나(이정익 신촌포럼 대표).
“제게 2차대전 경험이 있다면, 한국교회에는 한국전쟁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전쟁에서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크게 발전했다. 그 고난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물을 수 있었고, 때로는 하나님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물을 수도 있었는데 어쨌든 물음이 시작됐고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세대에 전쟁은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 한국은 아직도 이산가족이 많다고 들었다. 독일의 경우 전쟁을 시작한 입장에서 나라가 나눠졌지만, 한국은 희생자임에도 분단을 경험해 더 아플 것이다. 독일 통일 이후 우리가 간절히 기대하는 것은 한국도 조속히 통일이 왔으면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총선을 치르면서 기독 정당이 출현했다. 선거 때마다 기독 정당이 출현하고 있는데, 이런 현실정치 참여에 대해 신학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이정익 신촌포럼 대표).
“물론 독일과 한국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1910년 이후 독일에는 국가교회가 설립됐고, 서구에서는 콘스탄티누스 이후 국가교회가 전통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교회가 정치나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고 참여할 수 있었다. 80% 이상이 가톨릭이든 개신교이든 교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모른 체 넘어갈 수 없다.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광범위하고 넓은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특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분명한 진리의 문제를 접근하고 이야기한다면 차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아마존숲이 다 말라가고 시베리아가 황폐화되고 자동차 배기가스가 계속 나와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기후가 온난화됐다. 경제적으로는 양극화로 절망적 상황이다. 희망의 신학자로서 이런 절망적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강일구 신촌포럼 위원장).
“자연현상을 보면 절망적이지만, 하나님의 은총 입장에서 보면 희망이 있다고 본다(웃음). 폭력과 테러에 관해 먼저 이야기하자. 20세기에는 국가적인 테러가 문제였고, 그래서 저항권이 중요한 화두였다. 그러나 21세기에는 개인적 테러가 더 문제인데, 아프리카 등지에서 이전의 국가권력이 기능을 다하지 못해 권력이나 폭력을 개개인이 나눠 가지면서 테러 위협이 많아졌다. 그래서 지금은 개인화된 테러 문제를 조직화된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생태윤리와 관련해서는 1972년 이후, 산업화에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더 이상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원론적으로 한쪽의 문제는 사람들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고, 다른 쪽의 문제는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서전에 한국을 ‘희망의 나라, 애정의 나라’로 기록하는 등 한국에 애정을 갖고 계신 걸로 아는데 당신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그리고 1964년 <희망의 신학>을 써서 세계적인 신학자가 되셨는데 2010년 <희망의 윤리>라는 책을 다시 쓰신 이유는 무엇인가. 또 독일 통일에 교회가 큰 역할을 했는데 우리나라의 통일에 한국교회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나(유석성 서울신대 총장).
“유 총장님은 늘 질문이 많으시다(웃음). 1975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독재의 상황이었고, 한신대에서 학생들이 삭발하고 데모하는 통에 교수들이 잡혀가는 일도 있었다. 저는 그때 한국이 ‘희망의 나라’이자 ‘눈물의 나라’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보인다. 하이테크 국가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독일과 한국의 공통분모를 늘 생각하는데, 같은 분단국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성장을 보면서, 독일교회가 너무 오래 되면서 침체기를 걷지 않는가 하고도 생각한다. 두 교회의 나이와 상관없이 독일에도 새롭게 중생의 꿈과 소망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희망의 신학>을 쓰고 <희망의 윤리>를 쓴 건 전통적인 방식이다. 신학은 늘 윤리에 속하고, 믿는다는 것은 행위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학과 달리 윤리학이 가지는 장점은, 상황에 직접적이고 시간·공간에 밀접한 내용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 생애가 다가오면서 윤리학의 근본적이고 중요한 모티브들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명과 땅, 정의와 경제 등 애초 4개의 큰 주제를 계획했지만 경제는 빠졌다. 전문 지식과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었는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에 대해서도 뭔가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질적 성장에 대해 말할 때가 왔다. 산업에서도 재생 관련 산업에 발전이 일어나야 하고, 지구 전체가 공유해야 할 재화가 있고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시간이 나면 이런 이야기들을 다시 써 보고 싶다.
한국의 통일에 대해서는… 그런 특별한 지혜를 왜 저에게 질문하시는지(웃음). 이란에 카세트 테이프로 혁명이 시작됐고, 이번 아랍의 봄에서도 인터넷에서부터 시작됐다. 북한도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여러 사람들의 정보와 의견이 무기로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달되고 이를 통해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언컨대 북한도 곧 해방되리라 믿는다.”
-목회자적 입장에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다. 2차대전 참전이 신학의 동기가 아니었나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이 오늘날 신학생과 평신도, 목회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메시지를 줄 수 있나(이정익 신촌포럼 대표).
“제게 2차대전 경험이 있다면, 한국교회에는 한국전쟁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전쟁에서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크게 발전했다. 그 고난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물을 수 있었고, 때로는 하나님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물을 수도 있었는데 어쨌든 물음이 시작됐고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세대에 전쟁은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 한국은 아직도 이산가족이 많다고 들었다. 독일의 경우 전쟁을 시작한 입장에서 나라가 나눠졌지만, 한국은 희생자임에도 분단을 경험해 더 아플 것이다. 독일 통일 이후 우리가 간절히 기대하는 것은 한국도 조속히 통일이 왔으면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총선을 치르면서 기독 정당이 출현했다. 선거 때마다 기독 정당이 출현하고 있는데, 이런 현실정치 참여에 대해 신학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이정익 신촌포럼 대표).
“물론 독일과 한국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1910년 이후 독일에는 국가교회가 설립됐고, 서구에서는 콘스탄티누스 이후 국가교회가 전통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교회가 정치나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고 참여할 수 있었다. 80% 이상이 가톨릭이든 개신교이든 교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모른 체 넘어갈 수 없다.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광범위하고 넓은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특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분명한 진리의 문제를 접근하고 이야기한다면 차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아마존숲이 다 말라가고 시베리아가 황폐화되고 자동차 배기가스가 계속 나와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기후가 온난화됐다. 경제적으로는 양극화로 절망적 상황이다. 희망의 신학자로서 이런 절망적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강일구 신촌포럼 위원장).
▲몰트만 박사가 답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생태윤리와 관련해서는 1972년 이후, 산업화에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더 이상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원론적으로 한쪽의 문제는 사람들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고, 다른 쪽의 문제는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서전에 한국을 ‘희망의 나라, 애정의 나라’로 기록하는 등 한국에 애정을 갖고 계신 걸로 아는데 당신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그리고 1964년 <희망의 신학>을 써서 세계적인 신학자가 되셨는데 2010년 <희망의 윤리>라는 책을 다시 쓰신 이유는 무엇인가. 또 독일 통일에 교회가 큰 역할을 했는데 우리나라의 통일에 한국교회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나(유석성 서울신대 총장).
“유 총장님은 늘 질문이 많으시다(웃음). 1975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독재의 상황이었고, 한신대에서 학생들이 삭발하고 데모하는 통에 교수들이 잡혀가는 일도 있었다. 저는 그때 한국이 ‘희망의 나라’이자 ‘눈물의 나라’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보인다. 하이테크 국가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독일과 한국의 공통분모를 늘 생각하는데, 같은 분단국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성장을 보면서, 독일교회가 너무 오래 되면서 침체기를 걷지 않는가 하고도 생각한다. 두 교회의 나이와 상관없이 독일에도 새롭게 중생의 꿈과 소망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희망의 신학>을 쓰고 <희망의 윤리>를 쓴 건 전통적인 방식이다. 신학은 늘 윤리에 속하고, 믿는다는 것은 행위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학과 달리 윤리학이 가지는 장점은, 상황에 직접적이고 시간·공간에 밀접한 내용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 생애가 다가오면서 윤리학의 근본적이고 중요한 모티브들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명과 땅, 정의와 경제 등 애초 4개의 큰 주제를 계획했지만 경제는 빠졌다. 전문 지식과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었는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에 대해서도 뭔가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질적 성장에 대해 말할 때가 왔다. 산업에서도 재생 관련 산업에 발전이 일어나야 하고, 지구 전체가 공유해야 할 재화가 있고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시간이 나면 이런 이야기들을 다시 써 보고 싶다.
한국의 통일에 대해서는… 그런 특별한 지혜를 왜 저에게 질문하시는지(웃음). 이란에 카세트 테이프로 혁명이 시작됐고, 이번 아랍의 봄에서도 인터넷에서부터 시작됐다. 북한도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여러 사람들의 정보와 의견이 무기로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달되고 이를 통해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언컨대 북한도 곧 해방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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