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30 대 주부입니다. 결혼하고 나서 아이들을 키우느라, 집과 교회만 알고 살았습니다. 10 여년 살다보니, 마음이 답답하고 괜히 짜증이 나고 주변이 불편한 마음이 들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십 여년 만에 남편한테 허락을 받고 조용한 곳, 혼자 쉴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멀리 갈 수는 없어서, 인근 기도원을 찾았는데, 제 생각과는 달리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곳에 몇 분이 와 계셨는데, 그들은 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 옆에 접근해서 아이들을 놔 두고 왜 올라왔냐? 남편 혼자 두면 큰 일 난다는 둥, 아주 불쾌한 말들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처럼 쉬고 싶었던 내 마음은 상처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공공 기관에서 이러한 일들이 생겨야 되는지, 남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서 그 주위가 혼탁해진다면, 우리에게는 쉴 곳이 아무 데도 없습니다. 이런 마음을 갖고 답답해서 목사님께 연락 드렸습니다.


A: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처럼 쉬려고 조용한 곳을 찾으셨는데, 그 곳에서까지 전혀 쉴 수가 없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여성들이 결혼해서 자녀를 낳아 키우고 살다 보면, 10 여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갔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고왔던 얼굴은 어느새 중년의 티가 배어나오고, 날씬했던 몸매들은 걷잡을 수없이 망가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쯤 되면, 만사가 다 귀찮아지고, 아이들의 소리와 남편의 뒷치닥거리를 떠나서,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있는 주부는 그리 멀리 떠나지를 못합니다. 그저 가까운 곳에서 좀 쉬고 싶은 소박한 소망을 가질 따름입니다.

용기 있게 그 일을 시도하셨는데, 그 곳에서 그 소박한 꿈을 성취하지 못하셨다니, 듣는 저희도 참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이민 사회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복잡한 면들이 많습니다. 문화적인 것도 그렇고, 정신적이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사람의 심리 속에는 실타래처럼 엃혀있는 많은 사연들이 있는데, 주부님께서도 이런 것들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반면에 그 곳에 찾아 온 어떤 분들도 복잡한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쉬고 싶어서 오셨겠지요. 그러나, 유난히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한국 사람들 가운데는 쾌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내 이웃을 내 몸과 사랑하라는 것을 실천이나 하듯이, 남의 일에 깊이 관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을 만났을 때, 누구든지 많이 당황이 되고,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이민 사회에 살면서 지켜야 할 원칙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남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는 것, 둘째, 다른 사람과의 사소한 약속이라도 꼭 지킬 것, 세 번째, 스스로 밝히기 전에 출신학교와 고향을 묻지 말 것, 네 째 남의 비밀을 함부로 누설하지 말 것. 다섯 번째, 자기 가정을 충실히 지킬 것, 여섯번 째, 가정 일과 자식들로 인해서 너무 많이 자랑하지 말 것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상처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등등. 이상의 것들은 나와 우리 가정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친구와 이웃을 소중히 지키는데 요청되는 필수 매너들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지키지 않을 때, 주부님과 같이 타인에 의하여 본의 아닌 피해자들이 발생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쉼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때는, 주변이 혼탁해지고 한국 이민 사회의 분위기가 충분히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한국 시민의 성숙한 정신과 크리스챤의 아름다운 미덕을 가지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참 크리스챤이 되기를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상담문의: revhdyoo@hanmail.net, 770-780-2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