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눈만 봐도 알 수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자란 2세들에게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말이라고 한다.
28일(토) ‘Let’s Talk’ 컨퍼런스에서 조세핀 김 교수(하버드대학 교육대학원, 메사추세츠 주정부 지정 상담사)는 “한국 문화가 ‘눈치가 빠르고 말이 필요없는 문화’라면 미국 문화는 ‘눈치가 없고 말로 표현해야 하는 문화’”라면서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한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이모티콘(^^, *^^*, ㅠㅠ, ㅡㅡ)은 주로 눈 모양에 따라 감정을 표현한 반면 미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웃는 것(:-) ), 말 잘못했을 때 놀란 것(:X) 등 옆으로 돼 있는 입 모양을 주로 표현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면서 “사랑의 표현도 문화에 맞춰서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문화에 따른 차이도 자녀들에게 말로 설명하고 교육해주면 자녀들이 이해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인정의 말 한마디… 쓴뿌리를 사라지게 하다
한 예로 김 교수를 상담하러 온 한인 학생이 엄마에게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다만 ‘밥 먹었니? 날씨는 어때?’ 같은 평범한 말들을 늘어놓을 뿐이라는 학생의 말에, 한국 문화에서는 그것이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한국 상황들을 설명해 주었다. 그제서야 이해를 한 학생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I love you’를 말한 뒤 쑥스러워 바로 끊어버렸다. 그런데 엄마가 다시 전화를 걸어 ‘Me too’하는 말을 해주셨고 이후 모녀의 관계가 급속히 부드러워졌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부모님과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두가지 감정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왜 우리 부모님은 다른 부모님들처럼 다정하지 않은가?’ 라는 것과 ‘나는 왜 사랑스럽지 않은가?’ 하는 감정이다.
김 교수는 8살 때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왔다가 13살 때 다시 한국으로 가면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문화 차이로 겪었던 어려움들을 털어놓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아버지는 목회 밖에 모르시던 분이었다. 그래서 한번은 학교에서 올 A를 받아왔는데 슥 쳐다보시더니 ‘그래, 엄마한테 가서 보여줘라’ 하시는 거였다. 그때 받은 상처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성인이 된 뒤 아버지의 따뜻한 인정의 말 한마디가 십년간 묻어뒀던 상처의 쓴뿌리를 사라지게 했다고 회고하면서 “아버지가 ‘너희가 얼마나 힘들었니, 내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셔서 그 간의 쓴뿌리가 한번에 사라졌다. 그 때부터 돈이 없으셔서 차에 2달러 어치 기름을 넣으셨던 것, 막내만 빅맥을 사주시면서 너희는 집에 가서 맛있는 밥 해주겠다고 하셨던 것까지 기억나면서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나눴다.
두 문화에 두루 잘 적응하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는 방법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들은 크게 4가지 성향으로 나뉘게 된다. 먼저 한국인이길 거부하면서 미국 문화에 잘 섞이는 아이(Assimilation), 한국인 정체성이 강한 반면 미국 문화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Separation), 한국 문화에도 미국 문화에도 섞이지 못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외로운 아이(Marginalization),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 둘 다 잘 어울리고 융화되는 아이(Integration)다.
그녀는 “한국 문화에도 잘 섞이고 미국 문화에도 잘 어울리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려면 먼저 자기 자녀를 남과 비교하지 말고, 선택 여지가 없는 것에 대해 비난하지 말며, 아이들을 학대하지 말 것 또 사랑을 꼭 말로 표현하고 부부싸움을 했을 때에는 정직하게 말하고 안정감을 심어줄 것” 등을 조언했다.
이외에도 김 교수는 “어머니 중심으로 자녀 교육이 이뤄지는 한국 가정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첫째 자녀에게 옮겨지게 되며,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첫째에게 많은 압박이 가해져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자녀 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귀뜸했다.
또 “하버드 한인 대학생들을 상담하다보면 ‘자살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는 따로 있는데, 그 길로 가면 등록금을 대주지 않겠다는 등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택한 전공 공부를 4년 씩이나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자살 충동의 이유”라며 “자녀들의 재능을 발굴해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크리스천 상담 교육원(WCCI, 한어권)과 전국 청소년 정신 건강 네트워크 단체 겨자씨 세대(Mustard Seed Generation, 영어권)가 주관한 이번 컨퍼런스는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올네이션스교회(담임 홍원기 목사)에서 개최됐으며, 부모와 자녀 세대 200여명이 함께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28일(토) ‘Let’s Talk’ 컨퍼런스에서 조세핀 김 교수(하버드대학 교육대학원, 메사추세츠 주정부 지정 상담사)는 “한국 문화가 ‘눈치가 빠르고 말이 필요없는 문화’라면 미국 문화는 ‘눈치가 없고 말로 표현해야 하는 문화’”라면서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세미나에서 주강사 조세핀 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 |
김 교수는 “예를 들어 한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이모티콘(^^, *^^*, ㅠㅠ, ㅡㅡ)은 주로 눈 모양에 따라 감정을 표현한 반면 미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웃는 것(:-) ), 말 잘못했을 때 놀란 것(:X) 등 옆으로 돼 있는 입 모양을 주로 표현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면서 “사랑의 표현도 문화에 맞춰서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문화에 따른 차이도 자녀들에게 말로 설명하고 교육해주면 자녀들이 이해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인정의 말 한마디… 쓴뿌리를 사라지게 하다
한 예로 김 교수를 상담하러 온 한인 학생이 엄마에게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다만 ‘밥 먹었니? 날씨는 어때?’ 같은 평범한 말들을 늘어놓을 뿐이라는 학생의 말에, 한국 문화에서는 그것이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한국 상황들을 설명해 주었다. 그제서야 이해를 한 학생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I love you’를 말한 뒤 쑥스러워 바로 끊어버렸다. 그런데 엄마가 다시 전화를 걸어 ‘Me too’하는 말을 해주셨고 이후 모녀의 관계가 급속히 부드러워졌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부모님과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두가지 감정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왜 우리 부모님은 다른 부모님들처럼 다정하지 않은가?’ 라는 것과 ‘나는 왜 사랑스럽지 않은가?’ 하는 감정이다.
김 교수는 8살 때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왔다가 13살 때 다시 한국으로 가면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문화 차이로 겪었던 어려움들을 털어놓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아버지는 목회 밖에 모르시던 분이었다. 그래서 한번은 학교에서 올 A를 받아왔는데 슥 쳐다보시더니 ‘그래, 엄마한테 가서 보여줘라’ 하시는 거였다. 그때 받은 상처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성인이 된 뒤 아버지의 따뜻한 인정의 말 한마디가 십년간 묻어뒀던 상처의 쓴뿌리를 사라지게 했다고 회고하면서 “아버지가 ‘너희가 얼마나 힘들었니, 내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셔서 그 간의 쓴뿌리가 한번에 사라졌다. 그 때부터 돈이 없으셔서 차에 2달러 어치 기름을 넣으셨던 것, 막내만 빅맥을 사주시면서 너희는 집에 가서 맛있는 밥 해주겠다고 하셨던 것까지 기억나면서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나눴다.
두 문화에 두루 잘 적응하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는 방법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들은 크게 4가지 성향으로 나뉘게 된다. 먼저 한국인이길 거부하면서 미국 문화에 잘 섞이는 아이(Assimilation), 한국인 정체성이 강한 반면 미국 문화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Separation), 한국 문화에도 미국 문화에도 섞이지 못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외로운 아이(Marginalization),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 둘 다 잘 어울리고 융화되는 아이(Integration)다.
그녀는 “한국 문화에도 잘 섞이고 미국 문화에도 잘 어울리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려면 먼저 자기 자녀를 남과 비교하지 말고, 선택 여지가 없는 것에 대해 비난하지 말며, 아이들을 학대하지 말 것 또 사랑을 꼭 말로 표현하고 부부싸움을 했을 때에는 정직하게 말하고 안정감을 심어줄 것” 등을 조언했다.
▲오후 5시까지 청소년 세미나가 따로 진행됐다. 세미나 이후 그룹 토론을 하는 모습. | |
이외에도 김 교수는 “어머니 중심으로 자녀 교육이 이뤄지는 한국 가정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첫째 자녀에게 옮겨지게 되며,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첫째에게 많은 압박이 가해져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자녀 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귀뜸했다.
또 “하버드 한인 대학생들을 상담하다보면 ‘자살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는 따로 있는데, 그 길로 가면 등록금을 대주지 않겠다는 등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택한 전공 공부를 4년 씩이나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자살 충동의 이유”라며 “자녀들의 재능을 발굴해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크리스천 상담 교육원(WCCI, 한어권)과 전국 청소년 정신 건강 네트워크 단체 겨자씨 세대(Mustard Seed Generation, 영어권)가 주관한 이번 컨퍼런스는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올네이션스교회(담임 홍원기 목사)에서 개최됐으며, 부모와 자녀 세대 200여명이 함께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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