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이 13일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속에 발사한 장거리 로켓이 발사 1∼2분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위성 궤도 진입 실패를 인정했지만 유엔 안보리가 긴급 소집돼 북한에 대한 규탄과 제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도 모를 불안정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소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철산군 발사장에서 오전 7시39분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 한 발은 1~2분 정도 비행하다 공중 폭발했다"면서 "미사일 시험 발사는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신 소장은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 최고 고도 151㎞ 위치에서 낙하하기 시작해 최종적으로 20여 개 조각으로 분리됐다"며 "평택에서 군산 서방 100~150㎞ 해상에 광범위하게 떨어졌으나 우리측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로켓이 1단과 2단이 분리됐는지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까지 레이더 궤적을 확인한 결과 2ㆍ3단 본체는 3조각으로, 1단 추진체는 17조각으로 분리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이날 오전 7시39분49초에 북한 로켓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통합방위조직인 NORAD(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도 성명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한국 서해로 추락했으며 육지에 전혀 위협을 주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발사 실패후 4시간여 만인 이날 낮 12시3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에서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 3호 발사가 13일 오전 7시38분 55초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됐다"며 "지구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간략히 전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광명성 1호'와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실패 당시에는 `궤도진입 성공'을 주장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궤도진입 실패를 인정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장관회의가 끝난 뒤 정부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이 소위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국제사회의 일치된 발사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이를 강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미사일 발사 시도가 실패했으나 이번 도발행위는 지역안보를 위협하고 국제 법규와 자신들의 약속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난했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직후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용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엄중히 항의하며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우리는 유관 각 당사자가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한반도와 지역 평화 및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고, 접촉과 대화를 유지해 공동으로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밤 11시(한국시간) 긴급 회의를 소집해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규탄과 추가제재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