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기독교 정당 원내 진입 시도가 3수(修)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한국교회는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한국기독당에 이어, 2008년 제18대 총선 기독사랑실천당, 그리고 올해 제19대 총선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을 통해 도전에 나섰으나, 원내 진입에 필요한 최소 3%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올해 기독당이 얻은 지지율은 약 1.2%다. 모든 정당 중 새누리당-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자유선진당에 이어 5위, 군소정당들 중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앞선 제18대 총선에서 얻었던, 확실한 부동표로 여겼던 2.5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2%에도 미치지 못해, 정당법에 따라 강제 해산당하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오랜 준비와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쳤음에도,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일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기독 정당 단일화 실패로 인한 표 분산이다. 지난 제18대 총선에서 기독사랑실천당이 비록 국회의원을 배출하진 못했지만 의외로 선전한 모습을 보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사상 유례가 없는 기독 정당 난립 조짐이 있었다. 다행히 막판에 대부분 포기하거나 합당을 했지만, 기호 10번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과 기호 18번 한국기독당이 동시에 선거에 나서면서 지지자들조차 혼란을 겪었다.
기독당 운동을 주도해온 전광훈 목사 역시 원내 진입 실패가 확실시된 후, 이같은 점을 안타까워하며 “기독당의 경우 범교단 원로들과 목사·장로들이 뜻을 모아 세운 반면, 모 정당은 몇몇 개인이 만들어 한국교회에 큰 혼란을 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번 총선 결과가 모두 납득되지는 않는다. 두 기독 정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다 해도 불과 1.5%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유는, 기독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보수층이 새누리당으로 대거 결집한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가 박근혜의 분전과 김용민 이슈 등으로 인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본격적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보수층엔 엄청난 위기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보수층 사이에 종북좌파에게 다수당을 넘겨줘선 절대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새누리당 이외의 보수 정당에 투표할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독당을 지지하는 이들조차 가장 많이 염려했던 부분이 바로 “기독당을 찍었다가 새누리당 표가 떨어지면 어떡하느냐”는 것이었다. 총선 직전 기독당 지지글을 발표한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역시 우파의 표를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좌파만 돕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은 지적했었다.
셋째는 기독교계 지도자들의 소극적 태도였다. 애초에 기독당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 뿐 아니라, 지지해온 이들조차 적극적인 모습은 좀체 보이지 않았다. 오직 전광훈 목사만이 고군분투했을 뿐이었다.
기독교 정당의 첫 도전을 주도했던 대표적 원로 지도자들 중 김준곤 목사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조용기 목사는 제17대 총선 이후로는 기독교 정당에 대한 직접적 지지 표현을 잘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에는 각 교단을 대표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상임고문과 최고위원직을 맡으며 관심을 모았으나, 실질적 활동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 대부분은 11일 오후 기독당 관계자들이 모여 개표방송을 시청했던 CCMM빌딩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넷째는 신앙 뿐 아니라 실력과 경험과 인기 등을 두루 겸비한, 소위 ‘스타 정치인’의 부재다. 이는 지난 제17, 18대 총선 당시에도 동일하게 지적됐던 부분이다. 몇몇 거물급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거론돼왔고, 그 중에서는 실제 비례대표 후보 수락이 가시화된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들만이 비례대표 후보로 나왔다.
다섯째는 기독당만의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총선의 경우 통일교의 가정당이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위기감이 상대적으로 기독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이번 총선에는 그처럼 기독교인들의 표를 결집시켜줄 만한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못한 듯하다.
기독교 정당이 다음 총선에서도 다시 출사표를 던진다면, 이같은 요인들을 곱씹어보면서 이를 해결할 복안들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독당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여의도 CCMM빌딩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다, 원내 진입 실패가 확실시되자 함께 기도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
올해 기독당이 얻은 지지율은 약 1.2%다. 모든 정당 중 새누리당-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자유선진당에 이어 5위, 군소정당들 중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앞선 제18대 총선에서 얻었던, 확실한 부동표로 여겼던 2.5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2%에도 미치지 못해, 정당법에 따라 강제 해산당하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오랜 준비와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쳤음에도,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일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기독 정당 단일화 실패로 인한 표 분산이다. 지난 제18대 총선에서 기독사랑실천당이 비록 국회의원을 배출하진 못했지만 의외로 선전한 모습을 보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사상 유례가 없는 기독 정당 난립 조짐이 있었다. 다행히 막판에 대부분 포기하거나 합당을 했지만, 기호 10번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과 기호 18번 한국기독당이 동시에 선거에 나서면서 지지자들조차 혼란을 겪었다.
기독당 운동을 주도해온 전광훈 목사 역시 원내 진입 실패가 확실시된 후, 이같은 점을 안타까워하며 “기독당의 경우 범교단 원로들과 목사·장로들이 뜻을 모아 세운 반면, 모 정당은 몇몇 개인이 만들어 한국교회에 큰 혼란을 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번 총선 결과가 모두 납득되지는 않는다. 두 기독 정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다 해도 불과 1.5%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유는, 기독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보수층이 새누리당으로 대거 결집한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가 박근혜의 분전과 김용민 이슈 등으로 인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본격적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보수층엔 엄청난 위기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보수층 사이에 종북좌파에게 다수당을 넘겨줘선 절대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새누리당 이외의 보수 정당에 투표할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독당을 지지하는 이들조차 가장 많이 염려했던 부분이 바로 “기독당을 찍었다가 새누리당 표가 떨어지면 어떡하느냐”는 것이었다. 총선 직전 기독당 지지글을 발표한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역시 우파의 표를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좌파만 돕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은 지적했었다.
셋째는 기독교계 지도자들의 소극적 태도였다. 애초에 기독당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 뿐 아니라, 지지해온 이들조차 적극적인 모습은 좀체 보이지 않았다. 오직 전광훈 목사만이 고군분투했을 뿐이었다.
기독교 정당의 첫 도전을 주도했던 대표적 원로 지도자들 중 김준곤 목사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조용기 목사는 제17대 총선 이후로는 기독교 정당에 대한 직접적 지지 표현을 잘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에는 각 교단을 대표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상임고문과 최고위원직을 맡으며 관심을 모았으나, 실질적 활동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 대부분은 11일 오후 기독당 관계자들이 모여 개표방송을 시청했던 CCMM빌딩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제18대 총선 당시 기독교 정당이 결의를 다지던 모습 |
넷째는 신앙 뿐 아니라 실력과 경험과 인기 등을 두루 겸비한, 소위 ‘스타 정치인’의 부재다. 이는 지난 제17, 18대 총선 당시에도 동일하게 지적됐던 부분이다. 몇몇 거물급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거론돼왔고, 그 중에서는 실제 비례대표 후보 수락이 가시화된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들만이 비례대표 후보로 나왔다.
다섯째는 기독당만의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총선의 경우 통일교의 가정당이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위기감이 상대적으로 기독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이번 총선에는 그처럼 기독교인들의 표를 결집시켜줄 만한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못한 듯하다.
기독교 정당이 다음 총선에서도 다시 출사표를 던진다면, 이같은 요인들을 곱씹어보면서 이를 해결할 복안들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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