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10일 경선 중도포기를 전격 선언했다. 샌토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州) 게티스버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의 대선레이스는 이제 끝났고, 우리는 오늘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오는 11월 6일 본선에서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이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1개 주에서 승리를 일궈냈고, 수백만표를 얻었다"면서 "밋 롬니(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했지만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이겼고 우리는 보수적인 메시지로 유권자들을 마음을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샌토럼 전 의원은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전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승리를 시작으로, 당 안팎의 예상을 깨고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롬니 전 주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해 왔다. 특히 그는 자금ㆍ조직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통해 바닥표를 훑으며 선전했으며, 중도성향이 강한 롬니 전 주지사에 맞서 보수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일각에서 `보수 대표주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롬니 전 주지사에게 크게 뒤진데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펜실베이니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패색이 짙어지면서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CNN방송 집계에 따르면 샌토럼 전 의원이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는 275명으로 롬니 전 주지사(651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아울러 '3염색체성 18(trisomy 18)'이라는 선천성 장애를 앓고 있는 막내딸 이사벨라의 건강 문제도 중도포기의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의 가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샌토럼 전 의원이 `중도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올 연말 본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승부를 겨룰 공화당 대선주자는 사실상 롬니 전 주지사로 확정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샌토럼 전 의원은 능력있고 훌륭한 경쟁자"라면서 "그는 우리 당과 이 나라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치켜세웠다.
샌토럼 전 의원은 롬니 전 주지사와 사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대선주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난 8일 폭스뉴스에 출연, "롬니 전 주지사가 대의원 수의 절반을 확보한다면 그를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본선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