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세계 1위라고 한다.

AP 통신이 여론 조사기관 입소스(ipsos)와 공동으로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멕시코, 스페인 등 10개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81%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변했다. 조사 해당국 중 가장 많은 스트레스 수치다. 그래서 한국을 스트레스 공화국이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한국인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의 질적 측면을 따져보면 다분히 과잉 걱정 습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나친 걱정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 말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걱정할 일이 왜 없을까마는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사실 걱정은 인간의 정상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걱정이 너무 지나쳐서 탈이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왔고 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른다. 분단의 아픔, 동족상잔의 전쟁, 해결되지 않은 이산가족의 그리움, 그리고 강대국 틈바구니의 지리적 조건, 좁은 국토, 빈약한 지하자원은 걱정을 양산하기에 충분하다. 거기에다 취직, 실직, 주택, 입시, 은퇴, 노후, 이런 저런 걱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고 보면 이민을 와서 사는 우리도 예외일수는 없겠다. 아니 어쩌면 더 많은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스트레스 치수가 한 없이 높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걱정, 걱정이 쌓여 스트레스 때문에 절망하거나 포기하거나 심지어 우울증에 시달려 비실비실 거리면서 마냥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우선 지나친 걱정일랑 하지 말기로 한 번 작심하고 실천해 보자. 내가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나하나씩 처리해 나가자. 그러고 나서 이래도 저래도 영 안 될 일이라는 판단이 서거들랑 그때는 일단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 보자.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이제 우리 좀 소유와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인데 겸손과 중용의 덕을 강조하는 조상의 슬기가 담긴 말로 현대를 사는 우리도 귀감을 삼아야겠다.

그런데 보면 현재 우리의 삶은 사실 매사가 온통 과잉상태이다. 그러니 걱정 또한 과잉일 수밖에 없겠다. 그래서 이제 걱정을 없애 보려거든 걱정하고 있는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해 보라. 그리고 지금 당장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되는 항목이 분명히 있을 터이니 그것을 과감히 지워 버려라. 왜, 공연히 걱정을 가불해다 하고 있느냐! 정신과 전문의는 조언한다. 걱정하기보다는 걱정을 만들어 내는 원인을 찾아 먼저 부딪쳐 보라고도 한다. 다가올 일이 걱정된다면 걱정하기보다는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한다. 준비는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걱정만하고 있으면 어쩌란 말인가?

모든 것이 다 그렇다. 철저히 준비해 놓으면 걱정은 봄 눈 녹듯 스르르 사라지고 만다. 알다가도 모를 일은 왜 항상 비극의 주인공이 되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쓸데도 없는 걱정이 걱정을 만들고 스트레스의 늪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이웃이 의외로 많다.

부디 명심해야 할 일은 일이 터질 때마다 남을 원망하며 핑계만 대지 말고 문제가 나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살아보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