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일본에, ‘나가노 마끼’라는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안수를 받은 목사님은 미신이 판을 치는 ‘가나사와’라는 곳에 텐트를 치고 개척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개척후 얼마의 시간이 지나도 성도가 한 명도 생기지 않아 낙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신뢰하며 5년 동안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내와 아이, 예배 참석자는 가족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한 명 찾아왔습니다. 목사님은 감격을 해서 열정적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배를 마친 후 청년을 집으로 데리고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는데 청년이 갑자기 “욱” 하더니 핏덩이를 토했습니다. 이 청년은 폐병 환자였습니다. 당시 폐결핵은 고칠 수 없는 무서운 ‘전염병’이었습니다. 나가노 목사님은 갈등이 생겼습니다. ‘이런 괘씸한 사람이 있나? 쫓아낼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깨달음이 왔습니다. “아니야! 이 청년은 주님이 5년 만에 나에게 보내 주신 한 영혼인데?” 나가노 목사님은 행주를 가져와서 청년이 토한 핏덩이를 치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상을 차린 뒤 청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 청년은 유명한 정치인의 사생아였습니다. 출생이 어두웠기에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었고, 청년 때 복음을 접해서 신학교에 입학했는데, 폐결핵이 발견되어 휴학했고, 교회에서도 출석을 거부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청년은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그러다 ‘나가노’ 목사님의 소문을 듣고, 목사님마저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세상을 버리기로 마음먹고 마지막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나가노 목사님은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른 채 계속 그 청년을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 청년이 폐병에서 완치되었습니다. 그 후 이 청년은 신학교에 복학해서 목사가 되었고, 수많은 빈민들을 위해 살게 됩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몇 끼씩 굶은 빈민들은, 장(腸)에 남아 있던 변이 차돌처럼 딱딱해져서 배변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이 청년 목사님은 그런 빈민들의 항문을 일일이 손가락으로 후벼서 뚫었습니다. 너무 심해서 손으로 안 되는 사람에게는 항문에 자기 입을 대고, 그 딱딱한 변을 침으로 녹여서 빨아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고? 그 때 목사님은 대답합니다. “저는 배운 대로 합니다. 제 선생님은 제가 토해 낸 폐결핵 핏덩이를 닦아 주셨습니다. 그분이 제게 해 주신 사랑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평생을 사회 운동가로 사신 “가가와 도요히코, 하천풍언” 목사님입니다.

나가노 목사님의 핏덩이를 닦아주는 사랑이 없었다면, 하천풍언 목사님은 이 세상에 없었습니다. 하천풍언 목사님의 빈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2차 대전 후 일본인들은 중국인에 의해서 비참하게 학살을 당했을 겁니다. 나가노 목사님은 세상의 논리로 보면 실패한 목회자입니다. 5년 동안 한 명을 전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분의 사랑과 하나님의 비전은 어두웠던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세상의 논리로는 부족할지라도, 예수님께서 “내가 너 때문에 산다. 네 속에 있는 비전(Vision) 때문에 너무나 행복하다.” 이러한 인정을 받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뭐라고 평가해도, 하나님이 “너를 사랑해!”라고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