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었느냐?”고 누군가가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서슴없이 ‘하나님이 살아계신가?’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이제 교회는 그만 다녀라. 왜냐하면 너는 조상을 섬겨야 하는 장손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고민은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나는 누구일까?’ 집에서의 나와 학교에서의 나, 그리고 교회에서의 나는 조금씩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도 오직 하나님만이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거나, 혹 하나님이 살아계셔도 내가 알 수 없다면, 나는 더 이상 교회를 다닐 이유가 없다는 각오로 필사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만드셨고, 나를 구원해주셨는가?>여기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서 교회를 계속 다닌다는 것은 위선이라고 여겼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이 고민은 학교에 있을 때도 저를 사색하게 만들었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예배를 드리면서도 이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하나님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 한 귀절을 붙잡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잠8:17) 저는 이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만약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면 저를 만나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누구인지 알려주십시오. 이렇게 살다가 어느 날 죽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허무한 인생인지, 아니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영원한 세계가 존재하는지 알려주십시오.”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부모님 몰래 밤마다 성경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은 성경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시켜주셨습니다. 그 가을날 밤은 성경 한 절 한 절이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지는 감동의 편지였습니다. 얼마나 눈물이 많이 나오고, 하나님의 사랑이 제 가슴을 울리던지, 3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신비체험도 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방언이나 환상, 천사의 음성을 듣는 등의 체험도 원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체험을 주시지 않으셨고, 말씀을 통해서 제 영혼을 뜨겁게 해주셨습니다. 내가 얼마나 죄인인지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손에서 만들어진 피조물이라는 사실도 알려주셨습니다. 진리의 말씀이 주는 깨달음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셨습니다. 용서받고 사랑받을 때의 달콤한 행복도 경험하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하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과 구원의 은총을 주고 싶어하십니다. 속사람이 변화되는 길,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담겨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이번 사순절에 이러한 행복, 황홀한 사랑을 체험하게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영원한 사랑을 받는 자녀, 이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