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13살짜리 아들 둘을 데리고 아내와 미국 이민을 온 수혁씨는 미국이민을 온 것을 이제는 매우 후회하고 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또 미국에서의 생활을 동경하여 아내의 성화를 따라 마지 못해 왔으나 미국생활과 문화에 적응을 한다는 것이 여간만 힘든 일이 아니고 다른 식구들에 비해 적응이 더디다 보니 집안에서도 ‘도와줘야 하는 부담스런 대상’으로 생각되어지는 것만 같아 마음이 영 엉망이다.
한국에서야 돈도 잘 벌고 혹시라도 아이들이 잘 못하면 큰 소리 한 번이면 통하거나, 회초리를 들어 벌을 주고하면서 아버지의 권위를 행사(?)하기도 하고 그것으로 자기의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지켜오기도 하였는 데, 미국에서의 상황은 영판 다르니 어찌 할 방도도 없고, 여기서는 아이들을 잘못 때리다가는 학교에 불려 가거나 경찰에 잡혀간다니 정말 어찌하지도 못하고 속에서는 천불만 난다.
결국 지난 주는 큰 아들에게 늦게 집에 들어 왔다고 뭐라고 야단을 치다가 이미 아빠에게 말하고 나간 일인데 왜 화를 내느냐고 반발하는 아들에게분이 폭발하여 수혁씨는 고함을 치고 아이 뺨을 때리면서, “야 임마 내가 니 아버지야 이놈아!”라고 소리친다.
먹고 사는 일과 관련하여서도 이전의 전문적인 직종에 있었던 자격과 경험은 모두 소용이 없고, 간단한 영어 대화능력만이 요구되는 단순한 육체노동이나 작은 그로서리에서 일하는 것이 전부이니 내가 미국와서 이런 일들을 하려고 왔나하고 자괴감과 열등감만 더욱 싸여가고 몸만 힘든 것이 아니라 마음도 영 엉망이고 어찌할 줄 몰라 가슴은 터질 것만 같고, 정말 어떤 때는 모든 것을 뒤집어 엎어 버리고 싶거나, 아들이고 아내고 다 집어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가 버릴까 하는 마음도 든다.
매일 먹는 밥이 이제는 모래를 씹는 것 같고, 잠도 잘 못자고 몸은 고단하니 자꾸 체중이 줄어만 간다. “내 인생이 도대체 이게 뭔가 말인가!” 하는 그 입에서의 조용한 탄식의 독백이 터져나온다.
성인부모가 청소년 자녀와 이민이라는 인생의 큰 변화를시도하게 되면 각 당사자들이 각각 자기의 입장에서 다양한 도전들을 맞게 된다. 어른들 경우, 그것도 중년 이상의 시기에 이민이라는 큰 변화를시도하게 될 경우는 통상, 여러 가지 이민생활, 문화, 언어 등에 적응하는 일들과 관련한 여러가지 시행착오와 어려움들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특히 수혁씨는 문화적 차이와 도전들로 인해 너무도 큰 변화들에 의하여 다양한 종류의 너무도 바뀐 환경들과 문제들로 둘러싸인다.
게다가 안정된 직장, 사업 등의 재정적 기반을 이루어 왔던 사람들이라도 미국에서 자신의 전문성이나 직업을 살린 일들을 계속하기가 어려워 자연히 전문성이나 자신의 경험들과는 상관없이, 단순하고 언어능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일들을 하게 되고, 결국 이런 일들 때문에 성취감이나 보람이 적을 수 있으며, 심지어는 열등감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들도 왕왕 있게 된다. 가장으로서의 자신의 위상이 너무도 초라하다고 느끼는 열등감으로 인해 낮은 자긍심을 가지게도 되는 것이다.
앞서, “야 임마 내가 니 아버지야 이놈아!”라고 소리친 것도 결국 자신 속에서의 좌절감, 분노심, 열등감, 수치감 등이 어울려져 터져 버린 속내의 폭발이었고, 지금 현재 식욕부진, 수면장애, 체중감소 등의 변화는 결국 수혁씨 본인이 어느 정도 우울증의 증상을 경험하고 드러내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소위 부정적으로 기여한 다른 일들은, 아내들이나, 아이들은 아버지보다 이민생활 등에 적응이 빠른 양상들이 아빠인 수혁씨 자신에게 자기만 못나서 낙오가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 것이었다. 게다가 다른 가족들은 아이들을 포함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인’이 되어가고 새로운 미국문화와 법률이 요구하는 사회에서의 생활을 잘 따라가고 있는 데, 자신은 모두 익숙지 못하고 부담이 되는 것들 되다 보니 이것도 또한 도전이다. 집안에서의 의사소통도 영어로 사용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언어소통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여 가족간의 대화도 점점 문제가 어려워지니 이 또한 현실적 어려움이면서 도전이 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된 것이다.
결국 이 가정은, 수혁씨의 사고와 태도 변화를 통한 사회, 생활 적응력 향상과, 가족들이 서로가 각자가 씨름하는 문제들이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 계속해서 부담이 되고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통한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일, 그리고, 가족 모두가 한 가지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로 (이 경우는 한국어) 대화를 통일하되 각자가 영어 언어적응을 더 잘 하려는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노력들을 해 가야 할 것이다. 잠깐의 약물사용의 도움을 병행하더라도 상담을 통한 전문적 도움은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는 특히 가정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어려움이나 도전을 맞이할 때 공동체일원들로서 함께 도우며 극복하는 노력을 얼마나 같이 잘 해 나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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