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지역 한인교회연합회(이하 연합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은 지난 10일 훼드럴웨이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시애틀 총영사관이 교민사회를 향해 개방성과 성실성을 갖출 것을 촉구했다.

시애틀 기독교회연합회, 시애틀 목사회, 훼드럴웨이 한인기독교회협의회 및 목사회, 타코마 목사회 및 기독교회연합회 임원단이 배석한 이날 회의에는 시애틀 총영사관이 지난해 종교계 목소리를 비롯해 한인사회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했던 부분과 교민사회와의 소통 능력 부재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연합회 임원단은 최근 시애틀 총영사관이 한인사회 단체장들과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총영사관은 교민들의 권익신장 증진뿐 아니라, 교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임원단은 얼마 전 송영완 총영사가 일간지 언론을 통해 종교 행사 불참에 대해 표명한 부분을 예로 들며, “총영사관의 문턱이 낮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가장 근거리에서 교민들을 대하고 있는 교계를 향한 문턱이 높은 것은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특히 FTA 서명운동, 재외선거관리선거인단 등록 등 총영사관 업무가 필요할 때는 가장 먼저 기독교계의 문을 두드리다가, 교계에서 협조를 마치면 등을 돌리는 처사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원단은 “총영사관의 업무를 생각할 때 교계 행사에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은 인정하지만, 지난해 서북미 5개 지역 전 목회자 모임 자리에 참석 노력을 기울이지 못한 부분과 시애틀 기독교계 8.15 경축 행사 참석 요청 공문에 회신조차 없던 일은, 총영사관이 교계 협력 구축에 미흡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한국학교 예산 배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임원단은 “올 해 부터 총영사관이 주관한 예산 배정은 지역 상황과 교육 환경을 고려하지 않아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교육의 순수성을 배제하고 기업경영과 같은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영완 시애틀 총영사는 “영사관 업무로 인한 스케줄 중복이 많다보니 모든 자리에 참석할 수 없지만,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총영사관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문을 열고, 의견 수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총영사는 종교행사 불참 표명에 대해서는 “모든 종교를 망라하는 범 종교 행사에는 당연히 참석해야 하지만, 특정 종교 표현을 목적으로 한 집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동포사회를 이끌어가는 종교 리더십들을 존경하고 종교계에서 추진하는 일들을 높이 평가하지만, 공직에 있을 때는 교회, 절, 유교 행사 등 특정 종교 행사 참석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한글학교 문제에 대해서 송 총영사는 “교회가 운영하든, 교회 이외의 개인과 단체가 운영하던 아주 중요한 원칙은 예산에 대한 투명한 집행”이라며 “한글학교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며, 한글학교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추구하려고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