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자살하는 학생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대구의 한 중학생은 같은 반 두 명의 학생이 끊임없이 폭행을 하고 돈을 빼앗아서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했고, 대전의 여고생은 학생들이 왕따를 시켰을 때 담임교사와 상담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자 투신자살을 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기사를 보면서, ‘내가 하나님에 의해 사랑받는 존재로 창조되었구나!’라는 바른 자아인식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존재에 대한 고민은 자녀들 뿐 아니라,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장년들도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래 전 읽은 짧은 그림동화책이 떠올랐습니다. 『너는 특별하단다』(You are special).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엘리’라는 목수 아저씨가 만들었는데, 나뭇결이 매끄럽고 색이 잘 칠해진 웸믹들은 항상 ‘별표’를 받았고, 나뭇결이 거칠고 칠이 벗겨진 웸믹들은 늘 ‘잿빛 점표’를 받았습니다. 또한 재주가 뛰어난 웸믹들은 별표를 받았고, 재주가 없는 웸믹들은 잿빛 점표를 받았습니다.

‘펀치넬로’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남들처럼 높이 뛰어 보려 했지만 늘 넘어졌습니다. 그러면 웸믹들이 달려들어 너도나도 점표를 붙였습니다. 왜 넘어졌는지 설명하려고 하면 말투가 우스꽝스럽다고 또 다시 점표를 붙였습니다. 점표를 잔뜩 붙인 펀치넬로는 밖에 나가기가 싫어졌습니다. 또 점표를 받을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펀치넬로는 몸에 별표도 점표도 없는 ‘루시아’를 만나게 됩니다. ‘나도 정말 저렇게 되고 싶어. 어느 누가 주는 표시도 받고 싶지 않아.’ 펀치넬로는 이런 생각을 하며 루시아에게 왜 표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별 거 아니야. 난 매일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가.” “왜?” “왜인지는 네가 직접 알아 봐. 아저씨는 언덕 위에 계시거든.”

펀치넬로는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갔지만, 용기가 없어 돌아가려 합니다. “펀치넬로야, 만나서 정말 반갑구나. 어디 네 모습을 한번 보자꾸나.” “저를 아세요?” “물론이지. 내가 널 만들었는걸.”

엘리 아저씨는 펀치넬로를 들어서 작업대 위에 앉혔습니다. “흠… 나쁜 표를 많이 받았구나.” “저도 이런 표를 받고 싶진 않았어요, 엘리 아저씨, 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얘야, 변명할 필요 없단다. 나는 다른 웸믹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정말요?” “물론이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제가 특별하다고요? 저는 빨리 걷지도 못하고, 몸은 여기저기 칠이 벗겨져 있어요. 이런 제가 당신에게 왜 특별하죠?”

엘리 아저씨는 펀치넬로를 내려다보고 천천히 말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널 만들었기 때문이지. 너는 내게 무척 소중하단다. 나는 결코 좋지 못한 나무 사람을 만든 적이 없어.” 펀치넬로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많은 우리 아이들(어른들)이 ‘잿빛 점표’를 붙이며 좌절합니다. ‘나는 안 돼!’ 점수와 돈이라는 세상의 기준은 우리를 부정적으로 몹니다. ‘별표’를 붙이며 살고 싶은 우리는 항상 힘겨워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어하고 좌절하면 변화가 있던가요?

2012년에는 “너는 특별하단다(You are special).”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소망을 품고 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나는 특별해(I am special), 나는 진짜 그리스도인이야(I am a real Christian).”라고 담대히 선포하며 복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훈 목사(하늘뜻섬김교회 담임) www.servingo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