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이 되면 그리스도인들이 성탄절을 지키는 것처럼, 유대인들은 하누카(수전절)를 지킵니다. 마치 성탄절을 앞두고 아이들이 들뜨듯, 이스라엘의 유대인 어린이들은 하누카 절기에 그렇게 들뜬다고 합니다. 올해 유대인의 하누카는 지난 12월 21일 수요일 밤부터 시작하여 12월 28일 해질 때 까지입니다. 하누카는 봉헌 또는 낙성식이란 의미로, 성경의 수전절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수전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신 적이 있지요.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다니시니.”(요 10:22, 23)

하누카의 배경은 주전 1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시리아의 왕이었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4세는 예루살렘에서 전례 없는 핍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모든 유대인 예식을 폐하였으며, 유대교의 모든 문헌을 불사르고 성경 공부하는 자를 사형에 처하였습니다. 동굴에서 몰래 안식일을 지키다 발각되면 그 자리에서 불태워 죽였고, 할례를 행하는 아이는 그 엄마와 함께 성벽에서 던져 죽였습니다.

안티오쿠스는 유대인들에게 유사이래 가장 가혹한 박해를 가했고, 유대인들은 전국적으로 항거를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마타티아스의 아들 마카비 5형제들의 저항이 가장 성공적이었습니다. 결국 마카비 형제들은 주전 164년 예루살렘을 함락하였고, 성전을 회복하여 성전안의 모든 우상을 제거하고, 정결케 한 이후 촛대에 불을 밝히고자 했으나 성전에 사용할 정결한 감람유는 하루를 밝힐 분량 밖에 없었습니다. 탈무드의 기록에 따르면, 하루치 감람유는 놀랍게도 팔일 동안 꺼지지 않았고, 정결한 감람유를 준비할 수 있도록 팔일 동안 켜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8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촛대에 불을 붙여가며 8일간 축제를 하는 빛의 절기, Feast of Lamps, 하누카 절기가 시작이 된 것입니다.

한편 하누카 정신은 군사적, 정치적으로도 적용되어, 주후 70년, 로마의 티투스에 패배함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이후 흩어져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1880년대말부터 시온주의 운동을 전개하며, 국가재건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에 큰 동기부여를 했던 정신이 바로 하누카 정신이었습니다. 마카비 형제가 성전을 탈환했듯이 저들도 국가를 되찾자는 것이지요. 과연 1948년, 이스라엘은 국가를 되찾았고, 1967년에는 예루살렘까지 되찾는 현대판 -마카비전의 승리를 경험하였습니다.

이처럼 하누카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사단의 압제가운데 고통받고 죽어가던 인생들의 해방입니다. 또한 더러워진 성전의 회복과 정결입니다. 그리고 흑암에 처한 이 세상에 다시 빛을 밝히는 것입니다. 하누카의 이 세가지 의미는 그대로 예수님을 통하여 성취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단의 압제 아래 고통받는 인생들에게 자유를 주시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시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 5:1) 나아가 죄로 더러워진 우리의 성전을 정화시키시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성전 정화사건에서 보여주신 주님의 단호함과 진노를 기억합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고전 3:16) 또한 흑암에 처한 이 세상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예수께서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요 8:12)

분명 하누카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성되고 성취됩니다. 하누카와 성탄절이 같은 계절에 가까이 있음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스라엘의 모든 유대인들이 이 진리를 알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성령안에서 한 새사람을 이루어 하누카와 성탄절이 하나의 명절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