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저 ‘위’에 있고, 지옥은 저 ‘아래’ 있는가? 복음은 단지 ‘천국에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문제인가? 우리가 믿고 있는 복음은 그렇게 작지 않다.”

이것이 2011년 영미 기독교 최대 화제작 ‘사랑이 이긴다’에서 랍 벨이 주장한 내용의 핵심이다. 이 책은 ‘하나님이 최종 심판자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타자에 대한 엄격한 재판관’의 자세가 몸에 밴 우리의 속 좁은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독교의 ‘독선적이고 파괴적인 정죄주의’를 성찰하도록 도전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반발과 반론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 마크 갤리의 ‘하나님이 이긴다’(포이에마)가 대표적이다.

‘하나님이 이긴다’는 ‘사랑이 이긴다’에 대한 반박으로 시작되었지만, 사실은 단순한 반박문이 아니라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 성경이 말하는 복음’에 대한 재천명이기도 하다.

즉 기독교는 계시의 종교이며, 사람들은 하나님이 스스로를 드러내신 범위 내에서 믿음으로 반응을 한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이 성경에 다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하나님은 인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이미 예수님과 복음을 통하여 충분히 알려주셨다,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의 온유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에 흠이 날까 봐 애써 포장이나 윤색을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본질에 대하여 왜곡된 이해를 낳기 때문이며 ‘사랑이 이긴다’의 오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나아가 마크 갤리는 현대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분명하고 단호한 하나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하나님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아름답게 윤색하여 많은 사람들의 호의와 환심을 사려 하는가 하면, 심지어 모든 이가 천국의 기쁨에 동참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꼬집는다.

이러한 시도들에 대한 저자의 질문은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인가?”이다. 그리고 랍 벨이 ‘사랑이 이긴다’에서 제기한 무수한 질문들이 진정 믿음에서 비롯된 질문인지, 아니면 우리 자신의 마음을 만족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질문인지를 되묻는다.

‘사랑이 이긴다’와 ‘하나님이 이긴다’가 다루고 있는 이슈들의 바탕에는 단지 지옥 논쟁이나 보편구원론만이 아니라 교회가 이미 직면하고 있거나 결국 직면하게 될 여러 주제들이 깔려 있다.

마크 갤리는 그러한 논점들을 다룸에 있어 사람들에게 하나님과 복음을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자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그 자리는 성경이다.

정직한 질문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직한 답변을 얻으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하며, 하나님의 신비들을 인정하고 공손하게 하나님의 신적 권위 앞에 무릎을 꿇으라고 우리들을 권한다. 그리고 사랑과 정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가는 것임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