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대학(UW) 간호학과 김은정 교수가 미 연방보건국의 지원으로 한인 자녀 양육 프로그램을 제도화 시키고 있어 화제다.

한인 1.5세, 2세 자녀 교육을 연구해 온 김은정 교수는 지난 14년간의 연구 기록을 바탕으로 자녀 양육 지도 프로그램인 ‘청지기 부모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청지기 부모교실’은 시애틀 ,타코마 지역 청소년 가운데 39%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문제인식하에, 인격이 형성되는 8살까지 아이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김 교수가 실시하는 예방 차원의 교육이다.

‘미주 한인 청소년들의 사회 적응도’를 연구했던 김 교수는 집과 학교를 오가며 문화 갈등에 노출된 자녀들의 심리와,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정이 우울증과 관계가 깊은 관련이 있음을 파악하고 자녀들의 정신건강 형성을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는 ‘자녀 양육이 아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 부모님의 미국 문화 적응도가 청소년 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박사 논문을 작성했을 만큼 자녀 양육과 문화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우울증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간단한 감정문제가 아니라 행동장애와 성격장애, 더 나아가 청소년 탈선의 주된 요인이 됨을 지적하며, 우울증 치료와 예방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청지기 부모교실’에서는 부모들이 이해할 수 없지만 자녀들이 살아가는 미국 문화에 대한 포용성을 높이고, 기존 부모들이 받아 온 수직적 자녀양육 방식이 아닌 수평적 자녀 양육 방식을 가르친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은 ‘자녀들과의 친밀감 형성하기’, ‘부모와 자녀의 감정 조절’, ‘자녀 입장에서 가정과 세상보기’ 등 다양한 주제와 과제를 가지고 12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김은정 교수는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신체 발달 뿐 아니라 정서 발달, 자녀들의 연령별 심리, 문화와 사회 적응도 등을 알아야 한다”며 “학교 성적 A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인성과 지혜를 겸비한 사회성 높은 아이로 양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서 “감정을 억압하면 우울증으로 확대되고, 화 조절이 안 돼 감정이 폭발하면 자제력 상실로 쾌락주의, 약물중독 등으로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르기 쉬운 아이를 만들 것이 아니라, 나의 자녀 양육 태도를 돌아보고 역기능적인 요소를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지기 부모교실’은 현재 시애틀 지역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훼드럴웨이와 타코마 지역 한인교회까지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더 나아가 이중문화 가운데 사는 한인 디아스포라 가정까지 프로그램을 넓혀갈 계획이다.

자녀 양육 프로그램에는 김 교수는 외에도 코디네이터로 전진주 씨와 워싱턴 대학의 임혜상 박사가 프로젝트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편 김은정 교수는 88년 도미해 텍사스 위스콘신 대학에서 간호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2002년부터 워싱턴 대학 간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진주 씨는 워싱턴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93년부터 한인생활상담소에서 자녀 양육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맡아왔다. 또 현재는 킹 카운티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임혜상 박사는 University of Washington 박사후과정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청지기 부모교실

문의 : 206)913-1444 eunjungk@u.washington.edu 김은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