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양강 구도'로 흐르는 가운데 지난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중립 입장을 밝혔던 매케인 의원이 내년초 지지 후보를 밝히겠다는 뜻을 시사하고 나서면서 공화당의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7일 미 의회 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매케인 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몇개월 후에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같은 질문에 대해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측근들은 매케인 의원이 롬니 전 주지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한 공화당 관계자는 "한때 정적이었던 롬니 전 주지사를 지지할 것 같다"고 말했으며, 복수의 소식통은 매케인 의원이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깅리치 전 의장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롬니 전 주지사가 4년전 공화당 경선에서 매케인 의원과 최대 라이벌 관계였으나 본선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매케인 후보를 도와준 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했다.


깅리치 전 의장에 대해서는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당내 의견과 함께 워싱턴DC 정계의 오랜 라이벌로 치열한 `기싸움'을 벌여온 점이 등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매케인 의원은 깅리치 전 의장에 대해 "그가 당선 가능한지 모르겠다"면서 "후보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평가를 내놨다고 더힐은 전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매케인 의원이 다음달 3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리는 첫 코커스(당원대회) 이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같은 달 10일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 매케인 의원의 인기가 높아 그의 선택에 따라 이후 공화당 경선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때이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2000년과 2008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또다른 전략지역으로 꼽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