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 처음으로 공식 교회가 탄생한다.

이슬람 세력의 반대로 20년 간 건축이 미뤄져 온 이 교회는 가톨릭교회로서 최근 카타르 정부의 건축 승인을 받아 올해 말 완공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약 1천5백만 달러에 달하는 건축 예산은 주로 필리핀, 레바논, 인도 등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중동으로 온 외국인 가톨릭 신자들의 헌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이번에 가톨릭교회의 건축을 허용한 이유는 약 1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외국인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 활동을 보장해 주면서 일의 능률을 올리고 중동 국가에 대한 반감을 줄이려는 데에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물론 카타르 정부는 이슬람법에 의해 국민의 개종을 금지해 온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이, 외국인에게만 가톨릭교회를 개방한다.

가톨릭교회의 담임은 바티칸에서 카타르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레이트, 바레인, 오만,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교구의 책임자로 임명된 파울 하인더 신부가 맡을 예정이다. 그는 지난 3년간 카타르의 자신의 집에서 외국인 신자들을 모아 기도모임을 갖고 학교를 빌려 예배를 인도해 왔다.

이번 공식 교회 승인을 크게 반기고 있는 하인더 신부는 “그동안 카타르의 외국인 가톨릭 신자들은 종교의 자유는 누렸지만 사회에서 고립돼 왔다”며 “특히 국민의 상당수가 엄격한 ‘와하비즘’(Wahhabbi)을 따르는 수니파 무슬림들이라 이슬람에서 거룩하게 생각하는 카타르에 교회가 들어서는 것을 막아왔다”고 말했다.

하인더 신부는 또한 이슬람 국가들이 이와 같이 외국인의 신앙생활까지 제한하고 핍박하는 것이 오히려 기독교 신앙을 정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총 75만 국민 중 80% 이상이 무슬림인 카타르에서는 기독교인 대부분이 외국인들이다. 그동안 정부는 이들의 예배활동은 보장해 오면서 교회 건립을 승인하지 않아 대부분이 가정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