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회 내에 구성된 이른바 `슈퍼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했다. 공동위원장인 민주당 페티 머레이 상원의원과 공화당 젭 헨서링 하원의원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수개월간의 노력이 있었으나 오늘 초당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만 "이견차를 해소할 능력은 없었지만 재정위기를 해결해야 하고 이런 부담을 다음 세대에 넘겨선 안된다는 공감대는 확인했다"면서 "위원회의 작업을 바탕으로 의회가 국민과 경제를 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공'을 의회로 넘겼다. 슈퍼위원회의 논의 시한은 오는 23일이지만 합의가 이뤄질 경우 48시간 내에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이날이 사실상 시한이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은 올초 예산 협상과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 난항에 이어 또다시 정치권의 `협상력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향후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합의 실패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 인상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며,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지난 9월 슈퍼위원회에 포괄적인 제안을 했다"면서 반박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 공식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발표한 특별 성명에서 "너무나 많은 공화당원들이 타결을 거부했다"며 책임을 공화당에 돌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이날 합의 실패에 따른 자동 지출감축 조치를 무산시키려는 의회의 어떤 시도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가 이날 합의 실패를 공식화함에 따라 지난 8월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 난항으로 인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데 이어 추가 강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슈퍼위원회의 합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무려 248.85포인트(2.11%) 내린 11,547.31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지출 자동 감축이 오는 2013년 1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경기전망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S&P는 이날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신용등급 `AA+'를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으며, 무디스도 하향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