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인성이는 16살난 정은씨의 둘째 아들이다. 갓난 아기 때 어려서 미국이민을 와서 거의 2세로 자라난 아이이다. 엄마, 아빠가 생활을 위해 식품점을 경영하는 연고로 부모의 최소 한 편이라도 아이 옆에 있어 돌봐 주지 못하고 베이비 시터나 이웃들에게 맡겨져 성장하였다.
혼자 놀수 있는 나이를 지날 때도 부모가 일하는 가게에서 노는 것이 전부였다. 중학생이 되면서 부터는 일절 가게에 나가기를 원치 않았고 늘 집안에 혼자 지내면서 게임을 하거나 어쩌다 채팅을 하며 하루를 보내곤 하였다. 청소년기를 들어서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현저해 져서 또래 친구들과는 채팅은 해도 나가서 어울리지를 못하고 만나는 것을 기피하였다. 점차 인성이는 가상현실이나 게임 속에서나 무슨 활동을 할까 학교를 다녀오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방에 틀어 박혀 혼자 지내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제대로 식구라고 세 가족이 밥을 같이 먹는 일도 별로 없었고, 어쩌다가 그런 경우가 생겨도 인성이는 아무말도 없이 밥만 먹고는 제 방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법이 없었다. 부모로서 제대로 돌봐주고 키워주지못한 죄책감에다, 언어도 한국말을 거의 모르는 데다 말이 없어져 버린 인성이와는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할 수 없게 된 지가 벌써 여러 해가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상담실을 찾은 엄마 정은씨의 걱정어린 하소연은, ‘도대체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였다.
인성이는 안타깝게도 그 성장과정 상의 너무도 중요한 시기들을 부모나 중요한 인간관계 당사자들과의 관계를 개발하고 상호작용하는 과제들의 수행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왔다. 어려서 부모와 그런 애착관계(Attachment)를 갖지도 못하고 사춘기를 지나면서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관계대상자들인 또래들과도 정상적인 관계들을 가지지 못하고 점차 외톨이가 되어갔고, 게임이나 가상현실 공간이 아니면 제대로 인간관계라는 것을 가지지 못하는 관계 결핍이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의 태도를 점차 강화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부모가 통제나 도움을 주지 못하고 건강한 경계선(boundaries)들을 정해주지 못하는 데다가, 어려서부터 성장하는 기간동안 내내 겨우 학교 과제나 마치고 게임에 빠져서대부분의 하루를 지남으로 말미암아 건강한 사고발달, 인간정서 개발들을 하지 못하고, 부족한 수면과 게임으로 인한 초기 중독증상들을 경험하는 중이기도 하였다. 게임이나 컴퓨터의 가상현실 영역들에 탐닉하고 집착하다 보니 나중에는 현실세계와 가상공간 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현실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학업에 지장을 가짐은 물론이요 나아가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장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베이비 시터들이나 이웃들의 억지 돌봄이 인성이의 건강한 정서 발달과 성장에 크게 도움을 주었던 것도 아니니 ‘인간관계’라는 크고 중요한 과제수행에 애착관계 형성을 못해봤음으로 누구를 신뢰하지도, 긴밀한 친분관계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하였던 것이다.
이런 인성이를 돕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당해야할 과제들이라는 것들은, 1) 늦었지만 중요한 인간관계 당사자들과의 ‘애착관계’를 이루는 일인데, 이는 물론 부모들의 인내와 전향적인 관계전환을 하려는 노력과 연습 등을 통해 시도되어져야 할 것이고, 사려깊은 또래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시도해 볼만한 일이며,
2) 게임중독의 수준에 버금가는 문제들은, 게임시간들을 줄이고 대체할 건강하고 외부적인 활동들을 연결하는 앞의 또래친구들의 도움으로 함께 시도해 볼 수 있고, 평소 인성이가 하고 싶었던 외부적인 다른 활동들을 부모와 적극적으로 함께 해 보는 노력들을 해 볼 수 있으며,
3) 현실세계와 가상공간 사이의 착각의 문제들은 앞서의 노력들과 함께 실제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대면해 보고, 어떤 과제나 활동들을 함께 하면서 가상공간의 세계에 대한 비교들을 통하여 차이점들에 직접 자신을 노출하고 체감토록 하게 해 보며,
4) 비활동적이고 게임과 컴퓨터사용들을 통한 망가진 건강의 문제도 앞서의 활동들과 함께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 건강한 식단과 운동같은 것들에 대한 안배와 유도를 통해 변화를 시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 자녀들은 양식과 함께 사랑을 먹고 성장한다. 어느 한 쪽도 치우치거나 결핍이 되면 문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인성이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부모의 사랑과 돌봄이었고, 그런 돌봄 아래 한 사람의 자주적 성인으로 개인화(Individuation)하면서 성장하고, 친밀하고 건강한 가족 구성원됨을 유지하는 균형을 가지는 등의 발달과정상의 중요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청소년기의 자녀들에게 얼마나 균형있는 돌봄의 양육을 베풀고 있는 중일까?
[이규현 컬럼] ‘도대체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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