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독교 영성과 교회 갱신’을 주제로 제16회 영성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교회의 후임자 선정’을 주제로 한 총신대학교 정일웅 총장의 발표였다. 그는 대형교회의 ‘세습’을 부분적으로 비판하면서도 단순히 아들이 후임자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순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 총장의 발표를 논평한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는 ‘세습’이 바로 한국교회 위기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세습’이란 말로 교회 매도한 건 아니었나”
먼저 정 총장은 “한국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그것은 그간 교회 공동체를 이끌던 리더십의 공백으로 인한 혼란을 막는 일을 전혀 낯선 사람 보다는 전임자와 잘 아는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고 (교회가)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교회의 세습이 비판의 대상이 된 이유에 대해선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대물림 현상은 한국사회가 독재주의 정치가 지배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의 시대로 전환하던 바로 그 과도기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민주화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교회의 모습에 대한 반응이 (세습에 대한) 비판들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총장은 세습을 비판하는 대표적 두 인물인 이만열 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와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를 예로 들었는데, 그들의 비판 역시 완전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세습을 ▲대형교회 지도자의 배타적 권리에 대한 미련이고 ▲막강한 권리를 포기하지 못해 그것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주려는 집착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 역시 이 교수와 같은 맥락의 비판이었다.
그러나 정 총장은 이에 대해 “아직도 판단력이 성숙하지 못한 한국교회의 목회현실의 실제적 상황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비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신학적인 관점의 성찰은 간과한 채, 다만 사회학적인 관점으로만 비판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특히 정 총장에 따르면 김동호 목사는 세습을 막기 위해 교회 정치구조의 분권화와 매개권력의 활성화를 주장했다. 이에 정 총장은 “교회 밖의 비판세력의 교회문제 개입을 옹호하는 주장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김동호 목사가 말하는 NGO와 같은 교회 밖의 세력이 교회 일에 개입해 비판할 때, 그 자체가 교회에 덕을 끼치기 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게 하는 일 외에 별다른 기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김 목사의 의견에 반대했다.
하지만 정 총장은 ▲세습은 사도신조의 공교회 정신에 위배되고 ▲목사직은 세습하는 게 아니라 성령께서 부르시는 것이며 ▲세습은 교회 안에 예수 외에 다른 주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등의 이유로 세습을 반대한 김명용 교수(장신대)의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 총장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대형교회 리더십의 대물림이 약 15년이 지난 오늘날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별다른 문제없이 교회 공동체가 평화 가운데 잘 이끌어진다면, 세습도 후임목사 선정방법 중 하나였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세습이라는 언어로 지나치게 (교회를) 매도한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세습을 무조건 비판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한국교회에서도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들이건, 대형교회의 부목사 가운데서건 주님의 교회를 잘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준비된 자를 후임자로 세우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화 후 세습 통용되는 현장 이해 못한 듯”
그러나 정 총장의 발표를 논평한 정성진 목사는 “교회 위기는 사실 그 출발점이 교회 사유화에 있다”며 “교회를 내가 가장 잘 알고 내가 개척했고, 내가 이만큼 키웠고 내가 가장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교회는 사유화된다. 그러다보니 교회를 더 키워 더 많은 것을 하고 싶고 세습도 하고 싶고 교회 돈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교회의 후임자 선정은 공교회성의 거룩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세습에 반대했다.
그는 또 “담임목사직 대물림 현상을, 즉 세습을 ‘한국사회가 독재주의 정치가 지배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의 시대로 전환하던 바로 그 과도기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정 총장님이) 이해하셨는데, 실제적인 세습은 90년대 이후부터 지금에 더 심화되고, 특정 교단에서는 그것이 버젓이 관습처럼 통용되고 있는 오늘의 목회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정 목사는 “(정 총장님이 주장한) ‘세습하는 방법도 후임목사 선정방법 중 하나’라는 부분은 공교회의 거룩성이란 측면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세습을 인정하고 허용한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지, 분명한 입장이 표명돼야 할 부분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정 총장 외에 김홍기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각각 ‘교회의 직제 및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종화(경동교회)·오성춘(광장교회)·손인웅(덕수교회)·최이우(종교교회) 목사, 유경동 교수(감신대) 등이 논평자로 참석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교회의 후임자 선정’을 주제로 한 총신대학교 정일웅 총장의 발표였다. 그는 대형교회의 ‘세습’을 부분적으로 비판하면서도 단순히 아들이 후임자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순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 총장의 발표를 논평한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는 ‘세습’이 바로 한국교회 위기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세습’이란 말로 교회 매도한 건 아니었나”
먼저 정 총장은 “한국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그것은 그간 교회 공동체를 이끌던 리더십의 공백으로 인한 혼란을 막는 일을 전혀 낯선 사람 보다는 전임자와 잘 아는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고 (교회가)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교회의 세습이 비판의 대상이 된 이유에 대해선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대물림 현상은 한국사회가 독재주의 정치가 지배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의 시대로 전환하던 바로 그 과도기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민주화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교회의 모습에 대한 반응이 (세습에 대한) 비판들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총장은 세습을 비판하는 대표적 두 인물인 이만열 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와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를 예로 들었는데, 그들의 비판 역시 완전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세습을 ▲대형교회 지도자의 배타적 권리에 대한 미련이고 ▲막강한 권리를 포기하지 못해 그것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주려는 집착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 역시 이 교수와 같은 맥락의 비판이었다.
그러나 정 총장은 이에 대해 “아직도 판단력이 성숙하지 못한 한국교회의 목회현실의 실제적 상황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비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신학적인 관점의 성찰은 간과한 채, 다만 사회학적인 관점으로만 비판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특히 정 총장에 따르면 김동호 목사는 세습을 막기 위해 교회 정치구조의 분권화와 매개권력의 활성화를 주장했다. 이에 정 총장은 “교회 밖의 비판세력의 교회문제 개입을 옹호하는 주장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김동호 목사가 말하는 NGO와 같은 교회 밖의 세력이 교회 일에 개입해 비판할 때, 그 자체가 교회에 덕을 끼치기 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게 하는 일 외에 별다른 기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김 목사의 의견에 반대했다.
하지만 정 총장은 ▲세습은 사도신조의 공교회 정신에 위배되고 ▲목사직은 세습하는 게 아니라 성령께서 부르시는 것이며 ▲세습은 교회 안에 예수 외에 다른 주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등의 이유로 세습을 반대한 김명용 교수(장신대)의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 총장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대형교회 리더십의 대물림이 약 15년이 지난 오늘날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별다른 문제없이 교회 공동체가 평화 가운데 잘 이끌어진다면, 세습도 후임목사 선정방법 중 하나였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세습이라는 언어로 지나치게 (교회를) 매도한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세습을 무조건 비판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한국교회에서도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들이건, 대형교회의 부목사 가운데서건 주님의 교회를 잘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준비된 자를 후임자로 세우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화 후 세습 통용되는 현장 이해 못한 듯”
그러나 정 총장의 발표를 논평한 정성진 목사는 “교회 위기는 사실 그 출발점이 교회 사유화에 있다”며 “교회를 내가 가장 잘 알고 내가 개척했고, 내가 이만큼 키웠고 내가 가장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교회는 사유화된다. 그러다보니 교회를 더 키워 더 많은 것을 하고 싶고 세습도 하고 싶고 교회 돈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교회의 후임자 선정은 공교회성의 거룩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세습에 반대했다.
그는 또 “담임목사직 대물림 현상을, 즉 세습을 ‘한국사회가 독재주의 정치가 지배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의 시대로 전환하던 바로 그 과도기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정 총장님이) 이해하셨는데, 실제적인 세습은 90년대 이후부터 지금에 더 심화되고, 특정 교단에서는 그것이 버젓이 관습처럼 통용되고 있는 오늘의 목회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정 목사는 “(정 총장님이 주장한) ‘세습하는 방법도 후임목사 선정방법 중 하나’라는 부분은 공교회의 거룩성이란 측면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세습을 인정하고 허용한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지, 분명한 입장이 표명돼야 할 부분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정 총장 외에 김홍기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각각 ‘교회의 직제 및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종화(경동교회)·오성춘(광장교회)·손인웅(덕수교회)·최이우(종교교회) 목사, 유경동 교수(감신대) 등이 논평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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