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져들고 있다는 암울한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중북부의 노스다코타주에서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3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국에서 변방으로 여기는 노스다코타주가 골드러시를 방불케 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스다코타주는 면적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19위지만 인구는 고작 60만명을 조금 넘어 인구 밀도가 47위에 그칠 만큼 한적한 곳이었다. 주된 산업도 농업과 목축업이다. 그러나 유전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노스다코타주는 올해에만 일자리가 무려 1만6천435개가 늘어났다. 작년보다 무려 48%나 증가한 것이다. 실업률은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낮다.
인근 미네소타주는 물론 멀리 텍사스주에서도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택 건설 경기도 살아났고 학생이 많아진 학교는 교사 채용을 늘렸으며 경찰관, 소방관 등 공공 부문 고용도 증가했다.
노스다코타의 유전 개발은 한달에 100개의 새로운 유정(油井)이 생겨날 정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 이내에 노스다코타주에는 무려 4만8천개의 유정이 뚫려 미국에서 가장 석유 생산이 활발한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정 하나를 운영하는 데는 얼추 100명 안팎이 필요하다. 항구적인 일자리가 4만5천개 이상 창출된다는 얘기이다.
노스다코타주 윌리스턴에 오래 살았다는 치과의사 론 실리는 "끊임없이 몰려오는 (유전 개발 관련) 일꾼과 그 가족들을 맞으려면 학교도 증축하고 도로도 건설하고 주택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드러시를 연상케 하는 호황에도 그늘은 있다.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면서 유전 개발 현장 주변에는 직원과 가족들을 임시로 수용한 텐트촌이 들어섰다. 주 정부는 약 2만명의 근로자들이 텐트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텐트촌 가운데 가장 큰 베어포 '주민' 1천명 가운데 15%는 여성이다. 이곳은 18개월 전만 해도 밀밭이었다. 215개의 텐트가 들어선 이곳에는 편의점과 세탁소, 심지어는 PC방도 있다. 그래도 주거 환경이 좋을 리 없다. 환경 파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경제 발전도 좋지만 노스다코타주가 '일하기 좋은 곳'이 아니라 '살기 좋은 곳'이 되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