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에게 삶의 원동력을 제공한 것은 무엇일까? 월터 아이작슨이 집필해 24일 전세계에 동시 출간된 잡스의 첫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민음사 펴냄)의 말미에는 잡스가 아이작슨으로부터 '마지막 발언권'을 받아 "무엇이 자신의 유산이 되길 바라는지"에 대해 직접 쓴 글이 실렸다.


이 글에서 잡스는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용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전 시대에 이뤄진 모든 기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 흐름에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노력한다"며 "이것이 나를 이끌어 준 원동력"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지금 사용하는 언어나 수학을 고안하지 않았다. 내가 먹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도 거의 없으며 내가 입는 옷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노고와 우리가 올라설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 준 사람들의 성과에 의존한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인류에게 무언가 기여하기를, 그러한 흐름에 무언가 추구하기를 바란다."(886쪽)


잡스는 또 그의 유산에 대해 말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폴라로이드의 에드윈 랜드는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 대해 얘기했다. 나는 그 교차점을 좋아한다. 거기에는 마법적인 무언가가 존재한다. (중략) 애플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는 우리의 혁신에 깊은 인간애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882쪽)


번역본 기준으로 900페이지를 훌쩍 뛰어넘는 전기는 잡스가 아이작슨과 죽음에 대해 나눈 대화로 끝을 맺는다.


그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어쩌면 약간의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진다"며 "그래서 무언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잡스)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전원 스위치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딸깍!' 누르면 그냥 꺼져 버리는 거지요.' 그는 또 한 번 멈췄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그래서 내가 애플 기기에 스위치를 넣는 걸 그렇게 싫어했나 봅니다.'"(8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