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기독당 필요성 두고 여전히 설전

미래목회포럼(대표 김인환 감독)이 ‘한국교회의 정치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1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14차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그러나 미래목회포럼은 지난달 ‘기독교 정당의 출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이미 발표한 바 있어, 포럼 개최의 적절성과 함께 균형 있는 찬반토론 진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순서자도 당초 발표와 달리 민승 대표(사랑실천당)와 정훈 대표(한국기독당)는 참석하지 않았고, 이정익 목사의 축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찬성측 발표를 맡은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도 불참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먼저 발표에 나선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는 최근 몇 차례 발표했던 자신의 주장을 반복했다. 손 교수는 “원칙적으로 기독교 정당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정치는 우리 모두의 삶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종교적 가르침에 입각해 정치활동 하는 것을 금할 수도 없고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지도 않으며, 유럽에는 이미 기독교 이름이 붙은 정당들이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기독교 정당이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며 심각한 위기에 빠진 한국 기독교는 철저히 낮아져야 하고 모든 분야에서 희생하고 손해보지 않으면 생존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기독교 정당을 반대했다.

이에 대해 ‘순회 선교사’로 자신을 소개한 신성종 목사는 찬성 발표에 나서 “교회에 적을 둔 교인들이 지금처럼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고 침묵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교회를 멀리할 것”이라며 오히려 교인들이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찬성측에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와 김충립 대표(기민당), 반대측에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와 이장형 교수(백석대) 등이 패널을 맡았고,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가 진행했다.

전광훈 목사는 “우리는 복음적인 가치, 사회적·정신적·윤리적 가치를 대변할 의원 2-3명만 들어가면 되지, 권력을 쥐려는 것이 아니다”며 “우려하시는 것처럼 목회자들이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님을 거듭 말씀드리고, 정치적인 역량을 쌓으신 교인들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포럼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포럼을 통해 (반대하시던 분들의) 기독교 정당에 대한 오해가 많이 풀렸으리라 생각한다”며 “기독 정당이 2-3개 있어 혼란을 느끼는 분들이 계셨지만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모두 함께하기로 이미 논의가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