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수일 내에 대선출마 여부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지난 주말 대부분의 시간을 뒤늦은 대선가도 합류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놓고 측근이나 가족들과 협의하며 보냈다. 일요일인 2일 오후에는 뉴저지 주방위군 기념 행사에 참석했으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크리스티 주지사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요구는 그가 로스앤젤레스(LA)의 외곽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객석을 가득메운 청중들에게 연설했던 지난주에 최고조에 달했다. 이 행사에는 고(故)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도 참석해 크리스티에게 덕담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크리스티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대선에 뛰어들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해 그의 고심도 커져만 가고 있다.


크리스티측의 한 소식통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낸시 여사가 함께 했던 행사의 후광이 이제는 전국적인 대선운동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고, 일상업무를 어떻게 선거체제로 전환할지에 대한 현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측은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종적인 결심을 굳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당장 출마를 선언하고 기부자나 일반 유권자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더라도 대선 일정이 워낙 빠듯한 상황인 만큼 원점에서 출발하는게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를 지내던 1991년 이맘때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그는 이보다 몇달 전에 예비캠프를 가동했고,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주 등 예비경선(프라이머리) 조기 개최 지역의 민심을 탐방하며 승산을 타진하는 등 나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또 그때만해도 클린턴에게는 첫 예비경선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5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티 주지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 시간적으로 더욱 쫓기는 입장이 됐다.


플로리다주가 예비경선 날짜를 내년 1월31일로 확정한데 이어 아이오와주 등 다른 일부 지역에서는 이보다 빠른 1월 초순에 예비경선을 치를 계획이어서 차기 대선일정이 대폭 앞당겨지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햄프셔주는 예비선거일을 내년 초가 아닌 올 연말에 실시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크리스티 주지사로서는 대선주자로서 첫 성적표를 받기까지 불과 3개월을 남겨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