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2009년 하루 평균 42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자살률이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34분마다 1명씩 자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 1일 평균 사망자 수는 42.2명이며, 총 15,41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10-30대는 자살이 전체 사망원인 중 1위, 40-50대는 2위였다. 전체적인 수치로는 암과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에 이어 네번째에 속했다. 20대는 사망원인 가운데 자살이 절반 가까이(44.6%)를 차지했으며, 30대 34.1%, 10대 29.5%로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안타깝게 스러져가고 있었다. 성별 분포는 남성이 9,936명, 여성이 5,477명으로 남성이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전해인 2008년보다도 크게 상승한 수치다. 2008년 자살자 수는 12,858명이며, 1일 평균 35.1명이었다. 자살자 수는 10년 전인 1999년 7,056명, 20년 전인 1989년에는 3,133명에 불과했다. 20년 전에 비해 5배, 10년 전에 비해 2배가 상승한 것이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표준인구 10만명 당 한국의 자살률은 28.4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헝가리가 19.6명, 일본이 19.4명으로 뒤를 이었다. OECD 평균은 11.2명으로, 한국이 2.5배 높았다.

지역별로는 2008년에 비해 충남 지역이 46.5%, 대전이 33.3%, 광주가 33.0% 상승했다.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제주(3.3%), 전북(13.0%)이었다. 서울은 15.1%(2,453명), 경기 16.3%(3,019명) 증가했다.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고자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조성을 위한 법률’이 지난 3월 제정돼,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개입하는 등 자살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이 수립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한국자살예방협회 등과 함께 ‘2011년 한국인의 자살-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인 책임까지’를 주제로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을 가졌고, 6일까지 이틀간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기념식에서는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한 12명과 3개 단체에 표창을 수여했다.

진수희 장관은 이날 “자살은 가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줄 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와 민간단체, 의료·종교계 등 사회 각계 각층이 힘을 모아 소중한 생명을 지켜 나가자”고 호소했다.

학술대회 첫째날인 5일에는 일본의 자살예방정책을 일본 자살예방센터장이 소개했고, ‘자살예방법과 정책(제1세션)’, ‘우리나라 노인자살의 특성과 예방적 대처 현황(제2세션)’ 등을 논의했다.

6일에는 ‘자살의 인문학적 접근(제3세션)’, ‘국내 자살 역학연구 결과(제4세션)’, ‘자살의 의학적 접근(제5세션)’, ‘청소년 자살특성과 개입방법(제6세션)’, ‘자살의 다학제적 접근 방법(제7세션)’, ‘자살기도자에 대한 위기개입(제8세션)’ 등을 놓고 학자들이 토론한다. 이날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3세션에서 ‘종교와 자살에 대한 관점’을 발표한다. 유영권 교수(연세대)는 자살예방 공로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