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미국을 디폴트 직전까지 몰고 간 '부채상한 증액 논란'의 여파로 미 의회에 대한 미 국민의 불신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NYT와 CBS 뉴스가 공동으로 지난 2~3일 미국 내 성인 96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의회에 대한 불신율은 82%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3% 포인트이다.
이는 1977년 뉴욕타임스가 처음으로 관련 조사를 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심지어 의회와 재정갈등으로 미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사태가 빚어졌던 1995년 '정치 교착' 사태보다 높은 불신율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4명 이상이 이번 부채상한 증액 논란을 국가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과정이었다고 인식했다.
또 응답자의 4분의 3 가량이 이번 협상 지연 때문에 세계적으로 미국의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답했다.
아울러 부채상한 증액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과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보다 공화당에 대한 비난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72%가 공화당의 협상법에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민주당의 협상과정에 대한 불만은 66%였다.
미국 내 보수성향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에 대한 평가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티파티에 비호의적인 의견이 40%였고 호의적 의견은 20%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43%는 티파티가 공화당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번 조사결과,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보다는 '타격'을 적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직무수행 지지율은 48%, 불신율은 47%로 각각 조사됐다.
이는 지난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이후의 높은 지지율보다는 떨어진 것이지만 지난 1년여 동안 그가 대중들에 비친 모습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 의장에 대한 불신율은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16%포인트 높아진 57%였다. 그의 지지율은 30%에 그쳤다.
한편 응답자의 62%가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답하는 등 대다수의 미국 국민은 재정지출을 축소하더라도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