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예년보다 열흘 빨리 시작된 이슬람권의 라마단으로 프랑스의 호화호텔과 명품점들이 된서리를 맞았다고 르 피가로 신문이 2일 보도했다.
르 피가로에 따르면, 중동의 부호들은 매년 7월말이나 8월초면 자국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파리와 코트다쥐르 지역으로 몰려와 호화호텔에 장기투숙하면서 엄청난 구매력을 과시한 뒤 라마단이 시작되기 직전 귀국했으나 올해엔 지난 1일 시작된 라마단에 앞서 모두 프랑스를 떠났다.
라마단이 8월10일 시작된 지난해의 경우 걸프지역 억만장자들은 8월 초까지 이 지역 호화 호텔들을 찍어 몇개층의 전 객실을 싹쓸이해 묵을 정도였다.
파리의 5성급 호화호텔인 '플라자-아테네'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하루 숙박료가 평균 1천150유로(약 170만원)인 객실 투숙률이 96%에 달했지만 이달에는 투숙률이 65%에 그치고 평균 객실 단가도 800유로(약 120만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리조트 사업을 하는 MKG 그룹 관계자는 "파리와 코트다쥐르 지역은 보통 때 호화호텔을 찾는 아랍 손님들이 1%도 채 안되지만 8월에는 20%까지 올라갔었다"며 "이들은 평균 2천유로(약 300만원)짜리 객실에 묵으면서 식사와 쇼핑, 선물 등으로 하루에 1만4천유로(약 2천90만원)를 소비했었다"고 말했다.
중동 부호들이 떠나면서 파리 시내 명품점들도 썰렁해졌다. 한 번에 보통 1천유로(약 150만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사우디 관광객을 비롯한 중동 손님들은 고급 보석이나 시계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화장품, 명품 속옷 등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큰 손'들이었다.
이들은 수만유로짜리 한정상품도 가격에 개의치 않고 구매해 파리 명품 거리인 샹젤리제와 프랭땅백화점 명품코너 등에서 귀한 손님 대접을 받아왔었다고 르 피가로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