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하혈로 인해서 약을 복용하지만 자궁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즉, 태동으로 인한 복통은 사라졌지만 출혈은 지속되는, 다시 말해 이는 마음이 안정돼 태동은 가라 앉았지만, 자궁수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출혈이다.
하혈이 지속되면, 그것도 임산부의 자궁에서 출혈이 지속되면 지레 겁을 먹기 마련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또 임신이 아닌데도 하혈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번은 19세 여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다. 두 달 가까이 자궁출혈이 있었는데, 각종 치료법을 써봤지만 출혈은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피 부족으로 빈혈까지 겹쳐 수혈을 받아야 될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진료를 해보니, 자궁 이상이 아닌, 생리불순에서 오는 일시적인 출혈이 아닌가 싶었다. 공부하는 학생으로 심리적인 부담감이 자궁출혈로 불거져 나온 것이었다. 이 학생에게 잘 맞는 한약처방을 하여 지속해서 나오던 출혈이 약 복용 후 곧 멈추게 되었다. 이 약은 임산부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처방이다.
자궁출혈 원인은 크게 두 가지, 기질적 출혈과 기능성 출혈로 나눌 수 있다. 기질적 출혈이란 자궁점막에 이상이 생겨 점막에 분포된 혈관이 터져 나오는 출혈을 말한다. 반면 기능성 출혈은 자궁 자체에 별 이상이 없는데도, 난소기능이 약하거나 여성호르몬의 기능이 좋지 않아 발생한다. 생리 불순 등, 월경주기가 불규칙하며 출혈량이 많았다 적었다 제멋대로라면 대부분 기능성 출혈에 속한다.
진맥을 해보지 않고서는 기능성 출혈인지, 기질적 출혈인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대개 젊은 여성들은 자궁 점막에 문제가 있는 기질적 출혈이 많고, 나이 든 여성들의 경우는 기능성 출혈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물론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젊은 여성들도 기능적인 요인에 의해 자궁출혈이 일어날 수 있으며, 출산을 몇 번 거친 임산부에게도 기질적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자궁 출혈을 일반 외과적 출혈 같은 것으로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혈제를 함부로 사용해선 안되며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나 부인과 쪽에 경험이 많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자궁 출혈을 치료하는 처방이 다양하므로,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상당히 심한 증상도 그리 어렵지 않게 치료 할 수 있다.
쑥이 지혈효과가 있음은 민간요법에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옛적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 넘어져 생긴 상처에 쑥을 잘게 찧어 붙이면 솟구치던 피가 즉각 지혈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