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장로교회(담임 송상철 목사)에서 현지 선교사와 현지 교회와 협력해 아이티 대지진 이후 추진해온 레오간 지역 ‘새소망유치원’이 완공됐다.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그치는 1차적인 구호와 구제에서 더 나아가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과 소망을 잃은 현지인들에게 복음에 기초한 새로운 삶의 비전과 꿈을 심어줄 것으로 보이는 새소망유치원은 지난 4월 11일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이후 6월 11일 완공돼 ‘하나님의 일하심’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제 내부 페인트 공사와 미장 공사 등 소소한 작업들만 남겨진 상태다.

‘아이티의 눈물을 닦아 줄 인재를 키워내는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새소망유치원 건축은 ‘하나님의 마스터 플랜’에 따라 현지 선교사와 현지 교회, 보이지 않는 수 많은 헌신과 봉사의 손길이 더해져 퍼즐 맞추듯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됐다.

▲아이티 새소망유치원의 숨은 주역들. 첫 번째 사진 왼쪽부터 탁형구 아이티 선교사, 김성식 새한교회 장로, 박동한 선교사, 장도웅 집사, 김홍식 선교사. 두 번째 사진 왼쪽은 박경서 자매. 세 번째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현지교회 파놀 담임 목사. 그는 현지 개척멤버의 헌금으로 부지를 마련하고 교회당을 완공해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으며, 현지 유치원 교사관리 파트너이자 새소망유치원 건립의 영감을 준 목회자다. 가운데 물한그릇 선교회 권종승 선교사

무엇보다 새소망유치원이 아이티 현지에서뿐 아니라 남미 선교에 관심이 큰 미주 한인교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철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미주 한인교회들은 남미 선교의 유리한 거점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아이티 대지진 이후 남미 선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막상 선교를 지원하고 싶어도 현지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복음을 전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통찰력이 없으면 일방적이고 단기적인 구호와 구제에 그치기 마련이다.

새한교회 역시 아이티를 처음 방문했던 지난 해 4월, 현지에서 목격했던 것은 옷, 음식, 생필품 등은 전 세계에서 밀물처럼 몰려드는데, 그 원조품들이 다시 시장에서 팔리는 충격적인 현실이었다. 오히려 당장 복구가 필요한 파괴된 집과 기반 시설들은 둘째치고 곳곳에 쌓인 쓰레기가 썩어 금방이라도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인데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때 박동한 선교사의 소개로 만난 탁형구 선교사는 지진 이후에도 현지에 남아 전 세계 NGO들과 선교단체, 기관 등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13년의 아이티 현지 선교와 목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티 선교의 로드맵을 제시했는데 크게는 한 마을을 통째로 변화시키는 ‘예수 마을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고, 작게는 이를 위해 유치원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현지 축복교회(담임 파놀 목사)의 복음과 전도에 대한 열정은 이미 불타오르고 있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상황에서도 교회 옆에 천막을 쳐놓고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는 정도였으니 말이다. 현지 선교사의 로드맵과 현지 교회의 비전, 그리고 새한교회의 선교에 대한 열정이 만나는 순간이었다.

새한교회 선교팀은 “일방적인 건축이나 도움이 아니라 현지 교회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구제선교의 모델이라는 점에 생각을 모으고 레오간 축복교회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나님의 섭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소망유치원 건축을 위해 기도하던 중 아이티 구제를 위해 방문한 한국합신교단 임원들이 이 계획을 듣고 흔쾌히 총회차원에서의 지원을 결정해 선교비를 보내왔고, 탁형구 선교사는 그 사이 레오간 축복교회 바로 옆에 2에이커의 대지를 구입했다. 또 NGO GAP 라는 단체에서 봉사하는 박경서 자매를 통해 UN을 움직여 100 트럭 분량의 자갈을 무상으로 깔게 되는 기적이 연달아 일어났다. 예수 마을 공동체의 부지가 준비된 것이다!

▲위부터 현지 축복교회에서 밤낮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기도했다.두 번째 땀 흘리는 일군들. 약 20명의 이름 없는 현지일군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땀으로 범벅이 되어 가면서 헌신적으로 일했다. 세 번째 물한그릇 선교회에서 설치한 컴프레셔. 네 번째 숙식은 교실 바닥에 임시로 마련된 곳에서 잠을 청했고, 식사는 현지인 음식과 라면으로 해결했다.

이후 건축은 착착 진행됐다. 한국합동교단 프로젝트를 위해 파송된 건축전문가 김홍식 집사는 새소망유치원 건축 소식을 듣고 다른 건축회사나 현지 건축가들이 제시한 공사비의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건물을 완공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고, 물한그릇선교회 권종승 선교사를 통해 레오간 지역의 물과 전기가 해결돼 식수, 수세식 화장실, 샤워실, 식당문제가 어려움 없이 풀려갔다. 또 새한교회 서동준 집사가 자원해 정성스레 건축설계를 맡아줬다.

물론 여기에 현지 축복교회 파놀 목사와 성도들의 지치지 않는 기도와 도움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유치원 건축을 위해 일찍부터 기도를 해온 성도들은 건축이 시작되자 밤낮없이 기도에 힘썼고, 건축 자재를 지키는 일이나 건축을 돕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새소망유치원 건물은 완공도 되기 전부터 레오간 지역에서는 최고의 시설로 꼽히는 한편, 교회의 부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한교회 선교팀은 “모든 것이 퍼즐 맞추듯 하나 하나 맞춰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무엇보다 현지 선교사님과 교회 사역자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시간과 능력, 물질을 헌신한 많은 이들의 사랑과 정성이 레오간 지역에 복음의 터전을 닦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새한교회 역시 그 파트너 십의 일부로 레오간 지역에서 아이티의 눈물을 닦아 줄 인재가 세워질 수 있도록 헌신하고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라며 지금까지 이끌어 오신 하나님의 기적적인 손길에 영광을 돌리고, 앞으로 이를 통해 이루실 더 크고 놀라운 일을 기대하고 있다.

▲완공된 새소망유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