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경제대공황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당시 사람들은 민주당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뽑아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였지만 이 경제적 위기는 10년을 계속하였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인구의 4/1이 실업자였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서 구직을 포기한 상태였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집과 땅을 잃었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 은행의 3/1에 해당하는 9천개 은행의 연이은 파산으로 저축금을 잃었다.

미국의 경제 위기는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각 나라들로 하여금 미국과 같은 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여러모로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나라경제를 국가가 책임을 지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국가보호정책이었다.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이었다. 이 나라들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나라와 백성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얼마나 그럴싸한 이야기인가? 얼마나 합당한 대안인가? 지금조차도 미국의 현재 경제위기를 대처하는 방안으로 회자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결국 이 세 나라는 국가를 우선으로 하는 군주주의 국가가 되었고, 개인은 오직 국가를 위하여 희생해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으며, 자기 나라만을 위할 뿐 아니라, 자기 나라의 힘을 지키고 드러내기 위하여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는데 그 역할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연구한 경제학자 갈브레이스(J. K. Galbraith)는 이런 말을 남겼다.

“재정을 안정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파산이 발생하였을 때에 거기에 있었던 당사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정 파산이 일어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였다.

“재정 파산으로 인하여 당사자들에게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들이나, 그 일로 인하여 달라진 성품이 무엇인가를 들어야 하는데, 막상 그들은 패배자로 낙인 찍혀 역사의 뒤로 물러났기에, 그들의 경고를 듣지 못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경제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지만, 돈을 사용하는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그것은 또 다른 폐단을 낳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실패자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