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에서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이 충돌해 1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9일 무슬림들의 교회 방화에 항의하고 차별철폐를 요구하는 콥트교인들 수천 명이 카이로 모카탐 지역에서 집회를 벌이다 총과 곤봉, 칼 등 무기를 든 무슬림과 충돌하면서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콥트교도를 지켜주려던 무슬림도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있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 충돌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주 카이로 남쪽으로 18마일 떨어진 솔에서 있었던 교회 방화사건이다. 이 마을 콥트교 청년이 무슬림 처녀와 사랑에 빠진 게 알려지면서 두 집안 간의 싸움이 5일 벌어졌고 양쪽 아버지가 숨졌다. 다음날 장례식을 치른 무슬림들이 솔에 있는 콥틱교 세인트미나교회와 조지교회에 몰려가 불을 질렀다.

무슬림에 비해 사회 경제적 차별을 받고 있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은 지난 6일부터 카이로 국영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벌여오면서 차별을 철폐할 구체적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9일에는 고속도로를 점거, 타이어를 불태우고 차를 부수는 등 무슬림의 교회 방화 사건에 강력히 항거하다 대규모 유혈사태에 이르렀다.

한편, 이집트의 기독교와 무슬림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1일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한 교회에선 폭탄이 터져 콥트교도 21명이 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