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암살당한 파키스탄 샤바즈 바티 장관의 죽음에 전세계 기독교인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내각 유일의 기독교인이던 바티 장관은 생전 “순교 각오”도 불사 하는 의지를 불태우며, 기독교계 및 소수 종교를 위해 일해왔다.

신성모독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살만 타세르 주지사가 암살 당한 후 탈레반 제거 목록 1위에 올라있는 것을 알면서도 신성모독법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생전 “우리를 위해 생명까지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에 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담대히 선포했다.

파키스탄의 정치인 암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미국 유학파인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암살됐으며, 전 대통령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향한 두 차례 암살시도가 있었다. 또 신성모독법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1월 유력한 정치 지도자인 살만 타세르 주지사가 살해당했다. 이어 최근 3일 바티 장관이 암살당하면서 파키스탄 정치인들 사이 암살에 대한 두려움은 극에 달했다. 현 대통령인 아시프 자르다리는 故 부토 전 총리의 남편으로, 암살 위협으로 인해 공공장소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최근 중동에서 일고 있는 민주화 바람과는 대비되게 암살 혹은 암살 위협을 받은 정치인들은 모두 민주화 및 기독교의 영향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인물들이다.

故 바티 장관은 지난달 한 LA 한인교회를 방문해 이 같이 말했다. “기도의 힘은 나라의 운명도 바꿀 수 있기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루에 1분씩만 저와 저희 나라(파키스탄)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1분이라도 핍박받는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던 그의 호소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을 앞두고, 더욱 크게 들려온다. 종교 자유를 상징하는 미국에서 편안한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도 오늘 파키스탄을 위해 단 1분이라도 기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