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식 법안으로 불리는 ‘HB 87’ 수정안이 3일(목) 조지아 하원 표결에서 113대 54로 결국 통과됐다. 맷 램지 하원의원이 제출한 ‘HB 87’ 수정안은 이제 상원 표결과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두게 됐다.

이민자라고 판단되는 사람의 체류신분을 확인하고 불법체류자일 경우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방 경찰에 부여하는 이 법안은 지난 해 많은 논란을 낳고 보류된 애리조나 법안의 조항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개정안은 인종차별적 단속을 할 수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지방 경찰이 인종이나 국적을 이유로 단속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했으나, 여전히 인종차별적 규제 여지가 다분하다.

법안을 제안한 맷 램지 하원의원은 2시간 이상 진행된 하원 표결 자리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연방 정부는 (불체자 단속에)실패했고, 조지아 시민들은 그 결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고 통과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페드로마린 의원(둘루스시, 민주당)은 “이민자의 생김새나 어투, 이민자의 성(姓)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서류를 보여주고 합법적 체류자임을 증명해야 하는 게슈타포(독일 나치 정권 하에 정치경찰) 주가 되려고 하는가?”라고 반박했고, 이외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대의견을 펼쳤으나 공화당이 지배적인 주의회 의원 구성이 판세를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표결이 이뤄진 이날, 주 의회 앞에는 수백 명의 시위자들이 모여 반대시위를 펼쳤으며, 법안을 누락 시킬 것을 주장했다.

시위에 참석한 그레고리 윌리엄스 목사(칼리지팍CME교회 담임)는 “시민권을 위해 이룩한 업적이 이 법안으로 인해 다시 뒷걸음질 치는 셈”이라고 한탄했다.

개정안을 지지하는 캐롤 윌리엄스 씨는 주의회 표결을 보기 위해 직접 참석했다. 그는 AJC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안이 미국이 이민자에 대해 갖는 느낌을 상징한다”면서 “미국인들도 일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경제 침체 시기인 지금 더 이상 불체자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한편, 조지아주 뿐 아니라 인디아나, 켄터키, 유타 주를 포함 20여 개의 다른 주도 애리조나 식 법안 상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전역에 반 이민 정서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